[SPO ISSUE] 'PL 도전 정신'으로 박수 받았던 황의조, 출국 금지 조치 받았다...선수 생활 최대 위기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황의조가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한때 많은 박수를 받던 선수였지만, 당분간 혐의를 벗어날 때까지 선수 경력은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6일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황의조의 출국을 금지했다”는 소식을 18일에 밝혔다. 경찰 측은 앞서 황의조가 여러 차례 출석에 불응한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는 이에 반발해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17일 ’과잉 수사로 소속팀에서 무단 이탈했다‘는 내용의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에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18일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어서 12월 27일을 기한으로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황의조 측이 구단 사정 등을 이유로 출석을 하지 않았다. 곧바로 경찰은 2차 출석 요구를 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으로 협박한 한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인물은 당시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했던 바가 있다.
그런데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의조의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하며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황의조 측 법무법인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며, 기혼자이다”라고 언급했다. 경찰은 곧바로 성폭력처벌법상 신상 공개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고 알리며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 역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의 대표팀 잠정 퇴출을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3시 30분부터 축구회관에서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단을 비롯한 협회 주요 임원이 참석해 최근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황의조 문제를 논의했다.
한 시간이 넘는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철퇴'였다. 회의가 끝난 이후 협회는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국가대표 자격을 잠정 박탈하기로 매듭지었다.
황의조 문제를 둘러싸고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원근 공정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박태하 전력강화위원,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자연스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명단에 황의조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황의조는 한때 한국 축구를 이끌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3년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를 통해 프로 데뷔한 황의조는 K리그에서 주목받는 활약을 펼친 뒤, 2017년 감바 오사카(일본)에 입단했다. 그리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명단에 포함된 뒤, 7경기에서 9골을 넣는 엄청난 능력을 선보였다. 당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황의조의 활약에 힘입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황의조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19년 유럽 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행선지는 보르도였다. 황의조는 보르도 통산 98경기에 출전해 29골과 7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보르도가 2부 리그로 강등되며 자연스레 작별을 고했다. 다음 행선지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승격한 노팅엄 포레스트였다.
황의조가 그토록 원하던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꿈꾸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당시 노팅엄은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황의조를 포함한 신입생들을 대거 영입했고, 결국 황의조를 아직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1년 임대를 떠났다.
여기서 황의조는 최악의 부진을 거듭했다. 모든 대회 12경기에 출전해 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황의조의 부진에 실망한 올림피아코스는 결국 황의조와 임대 계약을 조기에 종료했다.
이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황의조는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FC서울 단기 임대를 떠났다. FC서울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이에 황의조는 FC서울에서 18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그리고 노팅엄의 프리 시즌 일정에 맞춰 복귀했다.
다시 한번 황의조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가 눈앞에 다가온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프리 시즌 첫 경기였던 노츠 카운티전에 출전해 노팅엄 비공식 데뷔골을 터트리며 스티브 쿠퍼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노팅엄 동료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FC서울에서 꾸준히 경기 감각을 유지했던 것이 통했다.
그런데 이후 프리 시즌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자신감이 떨어졌다. 쿠퍼 감독은 황의조의 프리 시즌 모습에 실망했는지, 철저히 황의조를 외면했다. 황의조는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과 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쿠퍼 감독은 공격수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황의조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결국 황의조는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노리치 시티 임대를 결정했다. 황의조는 버밍엄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1도움을 적립하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17라운드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왓포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노리치 시티 와그너 감독 신뢰까지 받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기력을 입증했다. 와그너 감독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전 득점 이후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 황의조는 이런 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70분 동안 증명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던 도중 지난 10일 난데없는 임대 해지 통보를 받았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1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와 알렉스 메이튼이 각각 KV코트리크, 노리치 시티 임대를 종료하고 팀에 돌아왔다. 황의조는 9월에 노리치 시티에 합류해 18경기 3골을 기록했다"라고 발표했다.
노리치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가 노팅엄으로 임대 복귀했다"라고 전했다. 노리치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에 조쉬 서전트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황의조가 급히 임대를 왔다. 노리치의 모든 이는 황의조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황의조는 선수 경력만 놓고 봤을 때, 많은 굴곡을 경험한 선수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데뷔라는 꿈을 놓지 않았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를 향해 달려갔다. 축구 팬들은 황의조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하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한순간에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축구 선수로 전락했다. 여기에 더해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하며 노팅엄에 합류할 수도 없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황의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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