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 크기만 줄여도 음주량 줄어든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잔의 크기와 술 소비량이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미디어 제공.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크기가 큰 와인잔을 제거하는 것만으로 알코올 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리사 마토 영국 케임브리지대 행동·건강연구실 교수 연구팀은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와인잔 크기와 알코올 소비량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에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내 주류 판매 음식점 21곳을 대상으로 4주간 크기가 가장 큰 글래스 와인을 메뉴에서 제거하도록 요청했다. 글래스 와인은 한 잔 단위로 판매되는 와인을 의미한다. 그런 뒤 250ml 용량의 글래스 와인이 메뉴에서 빠지기 전후로 음식점에서 판매한 와인, 맥주, 사과주 총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맥주와 사과주 판매량은 변화가 없었지만 와인 판매 총량은 7.6% 감소했다. 250ml 와인 잔을 이용한 글래스 와인 메뉴를 없애자 125ml와 175ml 용량의 글래스 와인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전체 와인 판매 총량은 감소한 것이다. 

분석 결과만 놓고 보면 큰 와인잔을 없애면 와인 판매 총량을 줄여 음식점의 매출에 이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크기가 큰 와인 잔을 없앤 음식점의 와인 판매 총량은 줄었지만 음식점 수입은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용량이 작은 글래스 와인의 '마진'이 크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잔 크기를 줄이면 사회 전반의 음주량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음주는 매년 전 세계 300만 명이 사망하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술 소비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1회 제공량을 줄이는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