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상장 삼수생’ 디앤디파마텍, 지방간 ·비만 치료제 임상 성공 가정하고 공모가 뽑았다

권오은 기자 2024. 1.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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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재추진한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상장을 진행하는 디앤디파마테은 기업가치를 2026년 추정 실적을 토대로 산정했다. 지방간·비만 치료제 연구·개발(R&D) 성과에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상장 과정에서 11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2000~2만6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고려한 모집 총액은 242억~286억원이고, 시가총액은 2295억~2712억원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임상 진행과 연구 인력 확보에 쓰기로 했다.

디앤디파마텍 Ci.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을 활용한 만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위·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합성·방출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 등의 기능을 한다. 이에 GLP-1은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됐으나,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디앤디파마텍의 기업가치를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과 앞으로 3년(2024~2026년)간의 예상 손익을 추정해 매겼다. 디앤디파마텍의 비교 기업으로 꼽힌 종근당, JW중외제약, 일양약품, HK이노엔의 평균 PER은 31.47배다. 여기에 2026년 추정 순이익에 연 할인율 25%를 적용한 현재 가치(170억여원)를 곱해서 기업가치를 5365억원으로 산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디앤디파마텍이 2026년 매출 600억원, 당기순이익 3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앤디파마텍이 올해와 2025년 매출 100억원대에 당기순손실을 내다가, 2026년 매출 급증과 함께 흑자 전환에도 성공한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DD01′이 실적 반등의 핵심이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의 2026년 추정 매출 600억원 중 62.4%(374억원)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됐다. DD01은 지난해 2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마쳤다. 4주간 투약하면 지방간을 50% 이상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임상 2상을 진행한 뒤, 2026년 DD01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만 치료제 역시 한 축이다. ‘DD02S’를 비롯한 경구형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2026년 추정 매출은 182억원으로 연 매출의 30.4%로 잡혀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멧세라(MetSera)와 총 4억2250만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개발이 빠른 DD02S는 올해 3분기부터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파이프라인들의 추정 매출을 비교적 빡빡하게 산정했다. 예를 들어 DD01의 2026년 매출을 글로벌 바이오 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머크(Merk) 등 5개사의 기술이전 유사 사례 거래금 8757억원에 임상 단계별 계약금 비율(9.5%)과 임상 2상 성공 확률(45%)을 적용해 추산했다. 보수적 추정을 위해 일반적인 임상 2상 완료 물질의 계약금 비율 19%의 절반만 반영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기대고 있는 만큼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 성과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라며 “신약 개발과 상용화 지연 또는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디앤디파마텍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추정 당기순이익을 산출하기 위한 항목별 추정 근거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나,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시험 및 상용화 성공 여부, 매출의 안정적인 증가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디앤디파마텍은 다음 달 22일부터 28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3월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같은 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디앤디파마텍이 2020년, 2021년 도전에 이어 올해까지 3번째 만에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기존 투자자들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시리즈A부터 프리(Pre) IPO까지 약 22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해 미국 투자기관 옥타브 라이프사이언스(Octave Life Sciences), 동구바이오제약, 한국투자증권, DS자산운용 등도 디앤디파마텍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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