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곳 환하게 비춘 해…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그림책]

최현미 기자 2024. 1.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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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해는 매일 뜨지만, 해가 비치지 않은 곳이 있다.

전미화 작가의 '해가 왔다'는 꾸준히 어둡고 그늘진 곳, 소외된 아이들 이야기를 해온 작가의 전작 '달 밝은 밤'을 떠오르게 한다.

그 달 덕분에 아이는 달처럼 환하게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 먼 곳(실제로는 1억5000만㎞ 떨어진)에서 기적처럼 찾아와준 해 때문에 아이는 춥고 외롭지만 않다.

해의 방문으로 따뜻해진 아이는 해가 준 작은 해를 자기처럼 해를 못 보는 친구들에게 떼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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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왔다
전미화 지음│사계절

이 세상에 해는 매일 뜨지만, 해가 비치지 않은 곳이 있다. 높은 빌딩 사이, 그늘에 갇힌 집, 환한 땅 위로 올라오지 못한 지하의 어둑한 집. 이 작은 집에 사는 작은 아이는 늘 해가 보고 싶다. 어느 날 아이는 달에게 해가 보고 싶다고 소원을 빈다. 달이 해에게 소원을 전하자, 해는 아이를 찾아간다. 한 손에 아이의 주소를, 다른 손엔 아이에게 줄 작은 선물을 들고서 말이다.

드디어 아이는 해를 만난다. 해는 아이 집에 들어가서야 진실을 알게 된다. 그곳은 낮인데도 어둡다. 그 어둠을 환하게 밝히며 해는 한나절 아이와 놀아주고 속상해하는 아이를 꼭 안아준다. 뜨겁지 않고 따뜻하게. 하루가 저물고 이제 달이 떠오를 시간. 하늘로 돌아가는 해는 아이에게 선물을 준다. 아이가 손에 쥐고 놀 수 있을 만큼 작지만 아이를 환하고 따뜻하게 비추기에 충분한 작은 해다.

전미화 작가의 ‘해가 왔다’는 꾸준히 어둡고 그늘진 곳, 소외된 아이들 이야기를 해온 작가의 전작 ‘달 밝은 밤’을 떠오르게 한다. 아빠는 알코올 중독, 엄마는 집을 나가 매일이 고단한 ‘달 밝은 밤’의 아이는 하늘의 달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달 밝은 밤’에서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준 그 달이 ‘해가 왔다’에서 아이의 소원 심부름꾼이 된 것 같다. 그 달 덕분에 아이는 달처럼 환하게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 먼 곳(실제로는 1억5000만㎞ 떨어진)에서 기적처럼 찾아와준 해 때문에 아이는 춥고 외롭지만 않다.

해의 방문으로 따뜻해진 아이는 해가 준 작은 해를 자기처럼 해를 못 보는 친구들에게 떼어준다. 그래서 그 어둑한 동네엔 아주 많은 작은 해가 뜬다. 작은 판형에 최대한 단순하게 그린 그림은 모두의 마음 한구석에 있는 순진한 마음을 끌어낸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따뜻한 해와 달이 아주 많기를 바라며. 40쪽, 1만4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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