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홍김동전’ 1년 6개월의 도전, 빛났던 이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1. 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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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김동전’ 사진|KBS방송화면 캡처
‘홍김동전’이 1년 6개월간의 도전을 마치고 7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홍김동전’(연출 박인석) 마지막 회는 이른 한가위를 맞은 멤버들의 모습을 그린 ‘한가위 특집’이 방영됐다.

멤버들은 첫 번째 미션으로 완연한 가을을 맞아 ‘가을 노래 퀴즈’와 함께 벌칙으로 풍선 바지가 등장했는데 또다시 홍진경이 풍선 바지에 낙점되면서 벌칙마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어 두 번째 미션으로는 명절 잔소리 게임으로 가족들의 애정 어린 잔소리를 들어야 게임에 승리하는 ‘인당수로 향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조세호의 엄마가 멤버들을 향해 “나는 홍김동전 팀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라며 “좋아하는 프로였는데 너무 아쉽고, 나중에 기회 되면 내가 밥 한번 사고 싶어요. 덕분에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해 모두를 울컥하게 했다.

주우재의 엄마, 우영의 엄마, 홍진경의 엄마, 김숙에게 엄마와 같은 송은이까지 따뜻한 인사가 이어져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는 ‘홍김동전’을 대표하는 게임인 ‘발대야’가 펼쳐졌다. 시청률 5%는 못해도 5cm는 넘기자던 멤버들은 끝내 5cm를 넘기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넘치는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 주우재는 “막상 또 이 시간이 되니까 그렇게 쿨해지진 못하겠다. 너무 아쉬운 마음이 크고, 되게 식상한 표현이긴 한데 1년 반 동안 너무 재밌는 긴 꿈을 꾼 거 같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프로그램 하면서 팬카페가 생긴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아쉽지만 작은 마침표를 찍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홍진경은 “데뷔한 지 꽤 돼서 많은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사라지고 이런 패턴이 늘 반복돼 왔는데, ‘홍김동전’은 이상하게도 프로그램이 없어졌을 때 허무함과 섭섭함의 여운이 너무 깊고 진해서 참 희한한 프로그램이다 싶다”며 “그렇게 오래 한 것도 아닌데, 멤버들 간에 끈끈한 정이 많이 쌓였던 것 같다”며 애정을 보였다.

김숙은 “누가 물어보더라. 왜 이렇게 끈끈하냐고. 그 이유를 저도 생각을 못했다. 서로 위하는 마음도 되게 컸고, 제작진들한테도 우리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더 잘하려고 조심하려고 했다”며 “든든한 남동생 세 명과 여동생 한 명이 생겼다라고 할 정도로 가족같이 어려울 때 같이 지낸 친구들이라 이 인연이 끝까지 갈 것 같다.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였다. 정말 잘 놀았다”고 인사했다.

지난 2022년 7월14일 ‘홍김동전 비긴즈’를 시작으로 1년 6개월 동안 방송된 ‘홍김동전’은 타이틀처럼 ‘운명 극복 수련기’를 보여줬다. 시청률은 홍진경의 집을 공개했던 ‘1박2일 특집’의 3%를 제외하고, 기본 1%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위험한 초대’ 편의 방탄소년단 지민이 출연해 “예능을 안 보는데 이것만 본다”라고 애청자를 인증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에도 ‘홍김엔터테인먼트 야유회’ 편의 태양, ‘별들의 전쟁 스타워즈’ 편의 스키즈, ‘짐승돌VS짐승들’편의 2PM 완전체 등 톱스타들이 먼저 찾는 예능으로 주목받았다.

‘홍김동전’의 인기 요인이 특급 게스트에 있었던 건 아니었다. 원탑 없는 평등한 1/N 예능을 실현한 ‘홍김동전주우세호’ 멤버들의 특급 케미가 팬덤을 형성시킨 주요인이었다. ‘홍김동전’은 홍진경 김숙 든든한 누나들을 중심으로 ‘누나무새’들 조세호 주우재 우영의 케미가 돋보였다.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홍진경과 버라이어티에서 제대로 빛난 김숙은 상상을 초월하는 드레스코드와 몸을 사라지 않는 몸 개그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누나들이 열어놓은 놀이판이 쌓일수록 세 명의 남동생이 보여준 개그감도 빛났다. 이 같은 케미는 라도 프로듀서와 프로젝트 그룹 ‘언밸런스’로 데뷔해 음원 ‘네버(NEVER)’로 활동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청률을 뛰어넘는 멤버들의 활약은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었다. ‘홍김동전’ 제작진은 매회 참신한 아이디어로 멤버들과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첫 회 ‘바캉스 특집’에서 홍진경이 남산의 김학순 할머니를 위안부 동상에서 발견해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다.

15회 ‘수저게임’과 40회 ‘수제게임 리턴즈’를 통해 무수저와 금수저로 신분이 나뉘는 현세대에 대한 풍자를 게임 속에 녹여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하면서 ‘TV예능 부분 이달의 PD’상을 수상해 퀼리티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18회 ‘사연 따라 딴따라’ 편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험에 처한 벌교 여고를 조명했고, 22회에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의정부 전통 시장’을, 38회 이화여대의 ‘토크 버스킹’을 통해 MZ세대의 고민을, 67회는 보라매공원과 현충원에 얽힌 ‘故 유재국 경위의 묘’, ‘호국부자의 묘’를 통해 나라와 국민에 헌신한 사연을 재조명해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제작진의 위트는 프로그램 곳곳에서도 빛이 났다. 매회 방송 뒤에 이어지는 뮤직비디오는 본 방송과 연결된 제작진의 후기 효과를 발휘했다. 수능 특집에는 황규영 ‘나는 문제없어’, 1주년 특집에는 브라운아이즈 ‘벌써일년’, 김숙의 생일에는 언니쓰 ‘Shut Up’, 전지훈련 ‘청양의 짱을 이겨라’에는 미스터 투 ‘하얀거울’이 등장하는 등 뮤직비디오까지 본편과 연결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47회 ‘스카우트’ 특집에서는 공포 체험에 함께 한 단역 귀신들의 이름을 크레디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멤버들과 제작진이 하나가 되어 1년 6개월간의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1%의 기적’은 시청자들로부터 시작됐다. 초반 밥친구로 알음알음 퍼지던 입소문이 자체 팬클럽을 형성시키고, 포털사이트에 팬카페가 형성됐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트럭 광고를 통해 프로그램 살리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 펼쳐졌다. 종영된 지금까지도 시청자게시판에서 종영 반대 글부터 시즌2 요청 글까지 ‘홍김동전’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홍김동전’의 1년 6개월에 걸친 도전은 무모하지 않았다. “‘홍김동전’이 잘했다”라는 코멘트는 스스로 던지는 위안이 아니었다. 팬들의 든든한 사랑과 멤버들의 케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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