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짝쿵짝 박수치고 춤… ‘박자’는 인간만의 특성[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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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영차영차' '쿵쿵딱 쿵쿵딱 We will, we will rock you'.
저자는 이 모든 현상이 박을 맞추는 '본능'을 인간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 본능이 음악이란 문화에 편입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박자를 갖고 노는 방식'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펼친다.
우선 책에 따르면, 박자를 지각하는 능력은 동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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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지음│곰출판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영차영차’ ‘쿵쿵딱 쿵쿵딱 We will, we will rock you’.
이 문장들을 봤을 때 마음속에 일정한 패턴의 박동이 뛰었을 테다. 그 얘기인즉슨 알아서 박자를 탔다는 의미다.
음악학자인 저자는 음악의 3요소인 멜로디(선율)와 리듬, 하모니(화성)가 아닌, ‘박’ 혹은 ‘박자’에 주목한다. 왜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고개를 까딱거리게 되는지, 어떻게 경기장의 모든 인원이 일정한 패턴으로 박수를 치며 응원할 수 있는지,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어떻게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지. 저자는 이 모든 현상이 박을 맞추는 ‘본능’을 인간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 본능이 음악이란 문화에 편입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박자를 갖고 노는 방식’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펼친다.
우선 책에 따르면, 박자를 지각하는 능력은 동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다. 인간과 유사하다는 원숭이나 고릴라도 인간처럼 발을 맞춰 걷지는 못한다.
책은 박자를 타는 인간의 능력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얼추 이해시킨 다음, 나의 박과 너의 박이 만나는 ‘동조’ 단계로 넘어간다. 노래를 들을 때 동일한 패턴으로 고개를 젓는다거나 박수를 치는 행위가 동조다. 더 나아가 함께 감정적인 희열을 느끼는 것 역시 동조다. 외부의 소리와 내면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동조가 되면 우리는 다음 소리가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고 기대하게 된다. 이 기대가 아주 조금씩 인위적으로 어긋나게 될 때 ‘밀당’(밀고 당기기)이 생기고, 끌림이 만들어진다. 적절히 박자를 갖고 노는 음악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밀당’처럼 연애나 인간의 감정에 빗대 설명하지만, 사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례나 이에 대한 설명은 꽤 어렵다. 박자가 음악의 시간적 질서와 공감의 측면에서 음악의 3요소와는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대목 등에선 멈칫하게 된다. 그렇지만 개념을 머리로 이해한다는 강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박자를 통해 인간이 음악을 느끼고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이란 책의 메시지에 집중한다면 의외로 간명하다.
‘박’이란 우리 마음속에 북이 있듯 본능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음악이론서가 아닌 우리 마음을 이해하는 한 방법에 관한 책이라고 봐도 좋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과 마음이 서로 맞물리는 관계 맺음에 대한 이야기로 봐도 좋을 듯하다. 264쪽, 1만7000원.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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