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에 14홈런이 전부…170억 트리오가 살아야 롯데가 산다

윤욱재 기자 2024. 1. 19. 0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롯데 유강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는 지금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롯데의 올 겨울 행보는 조용하기만 하다. 내부 FA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전준우와 4년 총액 47억원에 계약한 롯데는 또 다른 내부 FA였던 '캡틴' 안치홍이 4+2년 총액 72억원의 조건에 한화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다. 롯데는 안치홍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차 드래프트에서 오선진, 최항 등 내야수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외국인선수 구성도 마쳤다. 지난 해 원투펀치로 맹활약한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을 모두 붙잡는데 성공했고 새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도 영입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좌완투수 진해수를 영입한데 이어 방출선수 시장에서 좌완투수 임준섭을 데려와 좌완 뎁스를 확충했다.

여러 움직임은 있었지만 지난 겨울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라 할 수 있다. 롯데의 지난 겨울은 '광폭 행보' 그 자체였다. 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 유격수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 옆구리투수 한현희와 3+1년 총액 40억원에 각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려 FA 트리오에게만 170억원을 투자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달랐다. 샐러리캡은 물론 불펜의 핵심 듀오인 구승민과 김원중이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결국 지난 겨울에 영입한 FA 트리오가 FA다운 역할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해야 롯데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FA 트리오의 성적표는 모두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강남은 121경기에서 타율 .261 10홈런 55타점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무엇보다 유강남의 장점은 부상과 거리가 먼 '금강불괴' 스타일의 선수라는 점인데 지난 해에는 옆구리 부상으로 3주 가까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그래도 8월까지 .223에 그쳤던 타율이 .261까지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다. 유강남은 9월 이후 타율 .379 4홈런 2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2024시즌을 기약했다.

또한 유강남의 합류로 정보근과 손성빈 등 젊은 포수들에게 자극제가 된 것도 사실이다. 정보근은 이따금씩 주전 기회가 올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했고 타율 .333 1홈런 13타점으로 일취월장한 타격 솜씨를 보여줬다. 손성빈 또한 군 제대 후 롯데에 복귀해 타율 .263 1홈런 15타점을 남기면서 경험치를 쌓았다. 한때 롯데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롯데 감독도 "롯데 포수들이 현재 리그에서 최상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올해도 그 중심은 유강남이 잡아야 한다. 지난 해 막판에 보여준 타격감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다면 롯데의 안방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 노진혁 ⓒ곽혜미 기자
▲ 한현희 ⓒ곽혜미 기자

유강남과 함께 롯데의 새로운 센터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던 노진혁도 지난 해는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노진혁은 지난 해 113경기에서 타율 .257 4홈런 51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NC 시절이던 2022년 115경기에서 타율 .280 15홈런 75타점 2도루를 기록했는데 지난 해에는 파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사실 지난 해 6월 3일 사직 KIA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릴 때만 해도 시즌 타율이 .287로 3할대에 가까웠지만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역시 부상이 문제였다. 노진혁은 옆구리 부상을 입으면서 6월 14일 사직 한화전 이후 자취를 감췄고 7월 5일 대전 한화전에서야 복귀 신고를 할 수 있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노진혁의 7월 타율은 .109에 불과했다. 그래도 노진혁도 9월 이후 타율 .319 1홈런 19타점으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롯데의 또 다른 'FA 야심작'이었던 한현희도 전천후로 투입됐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현희는 지난 해 38경기에서 104이닝을 던져 6승 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6월 초까지 선발투수로 나와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여줬던 한현희는 구원투수로 보직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해 8월 18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말 이주형에 역전 3점홈런을 맞은 장면은 롯데에게도 뼈아픈 순간이었다. 당시 롯데는 SSG와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4연승을 달리며 5강 경쟁 구도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고 있었는데 4-2로 앞서다 4-5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끊기고 말았고 결국 키움과의 3연전을 모두 패하며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고 말았다. 그래도 한현희가 시즌 막판 3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1승 2패 평균자책점 3.71을 남긴 것은 유일한 위안거리라 할 수 있다.

롯데가 지난 해 '폭풍 영입'을 했던 FA 트리오는 6승과 14홈런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올해 이들의 부활이 있어야 롯데도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유강남과 노진혁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센터라인에 포진한 선수들이며 한현희는 선발과 계투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이라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충분히 있다. 과연 롯데의 FA 트리오는 올해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 유강남 ⓒ곽혜미 기자
▲ 노진혁 ⓒ곽혜미 기자
▲ 한현희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