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빠진 한국 드라마 본 죄"…北 소년들 '12년 노동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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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10대 소년 2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영상을 영국 BBC 방송이 18일(현지시각) 공개했다.
BBC는 이날 2022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공개재판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0일 북한 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과 데일리NK가 북한 주민 5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50명 중 49명이 '어떤 종류의 외국 영상을 보느냐'는 물음에 '한국 드라마·영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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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10대 소년 2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영상을 영국 BBC 방송이 18일(현지시각) 공개했다.
BBC는 이날 2022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공개재판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야외 운동장에서 수갑을 찬 16세 소년 2명이 학생 수백명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은 "잘못을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소년들을 야단치기도 한다. 이 재판에서 소년 2명은 '12년 노동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선전을 위해 삽입된 내레이션은 "지금 썩어 빠진 괴뢰문화는 학생소년들에게까지 전파되어 자라나는 새세대들을 반동사상문화의 희생물들로 만들고 있다"며 "이들은 이제 겨우 16살밖에 안 되는 미성년이라 인생의 초엽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외래문화에 유혹돼 분별없이 돌아치다가 끝내 자기 앞길을 망치고 말았다"고 말한다. 이 영상은 탈북민들과 함께 일하는 한국의 SAND 연구소에서 제공했다.
전에는 이런 경우 미성년자들이 받는 처벌이 평균 5년 형이 안 됐지만, 2020년에 남한 오락물을 보거나 배포하면 사형에 처하는 법이 생겼다고 BBC는 전했다. 한 탈북민은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걸리면 뇌물을 주고 빠져나올 수 있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총에 맞는다"며 "남한 드라마는 힘든 현실을 잊게 해주는 약"이라고 말했다. 다른 탈북민은 "북한에선 남한이 우리보다 훨씬 못산다고 배우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다. 북한 당국이 그 점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 문화가 북한에 본격적으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 한국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 이후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 10명 중 9명 이상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북한 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과 데일리NK가 북한 주민 5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50명 중 49명이 '어떤 종류의 외국 영상을 보느냐'는 물음에 '한국 드라마·영화'라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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