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은 95점"…SSG 서진용, 또 40세이브 꿈꾼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 서진용(32)에게 2023년은 무척 의미있는 해였다. '수호신'으로 입지를 굳힌 한 해였다.
매년 마무리 투수로 기회를 받으면서도 확실하게 신뢰를 주지 못했던 서진용은 지난해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우뚝 섰다.
69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했다. 생애 처음으로 세이브왕 타이틀도 거머쥐었고, 2019년 하재훈이 달성한 36세이브를 넘어 SSG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도 써냈다.
매서운 질주를 선보였다.
시즌 개막부터 지난해 5월 2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20경기 연속 비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또 8월 5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30번째 세이브를 거둘 때까지 블론세이브를 한 차례도 저지르지 않았다. 서진용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블론세이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블론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채운 최초의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서진용은 최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23시즌을 돌아보며 "좋은 한 해를 보냈다. 기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다"며 "시즌 막판 팀 성적이 아쉬웠지만,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95점"을 준 서진용은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뛰며 세이브왕에 올랐으니 100점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볼넷이 많았던 것 등은 아쉬웠기 때문에 95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진용이 지난해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기록은 블론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달성한 것이다. "비자책점 행진은 어차피 깨질 기록이었다. 블론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해낸 것은 팀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3일 홈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37번째 세이브로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홈 관중 앞에서 기록을 작성해 한층 의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매서울 질주를 펼쳤지만 서진용의 팔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팔꿈치 뼛조각이 그를 괴롭혔다.
서진용은 "시즌 초반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았는데 점점 악화됐다. 세수를 하다가 뼛조각이 잘못 걸리면 오른팔이 구부러지지 않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블론세이브 없이 34세이브를 따냈던 서진용의 노블론 행진은 지난해 8월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멈춰섰다.
팀이 5-4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서진용은 연속 안타 2개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동점 점수를 줬다. 당시 SSG가 연장 끝에 8-5로 승리해 쑥스러운 승리를 챙겼다.
당시에도 팔 상태가 좋지 않았다. "불펜에서 트레이닝 코치님이 '이번 시즌 들어 팔 상태가 가장 안 좋은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핑계를 대는 것 같아 절대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팔 통증에도 쉬지않고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결국 시즌 막판에는 전반기만큼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에 하나도 없었던 블론세이브를 후반기에만 6개나 기록했다.
서진용은 "팔이 아프다보니 포크볼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밋밋하게 들어가더라.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두산전에서도 그랬다"며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노)경은이 형, (고)효준이 형도 많은 이닝을 던지는데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아예 못 던지는 상황이 아니라서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시즌을 모두 마친 뒤 서진용은 팔꿈치에 칼을 댔다. 지난해 11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통증의 원인을 제거했다는 기대감과 새 시즌에 대한 걱정이 공존한다. 서진용은 "시즌 내내 괴롭혔던 것을 제거했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수술을 한 만큼 격정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진용은 일단 재활을 빠르게 마치고 시즌 개막부터 팀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월 중순께 공을 만지기 시작해 시즌 개막에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서진용은 "일단 개막전에 맞추는 것이 목표다. 다만 급히 하다가 탈이 날 수 있으니 마음을 편히 먹고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처럼 계속 부상 공백 없이 마무리로 풀타임을 뛰고 싶다"고 강조한 서진용은 "또 40세이브를 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서진용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환호할 때 소름이 끼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고생한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라며 "한 번 해보면 더 욕심이 나는 것이 우승이다. 올해 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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