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2연승+16강 진출' 호주, 시리아에 1-0 진땀승…부진한 경기력은 숙제

맹봉주 기자 2024. 1. 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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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겼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16강 진출을 빠르게 확정지었다.

호주는 1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시리아를 1-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린 호주는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부담을 덜게 됐다.

반면 시리아는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조 3위 중 상위 4개국에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을 확보하려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인도를 이겨 최소 승점 4점을 획득해야 한다.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지도하는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에 있다. AFC 회원국 중 일본(17위), 이란(21위), 대한민국(23위)에 이어 네 번째 순위를 자랑한다. 자연스레 아시안컵 우승후보로도 거론된다. 2007년 처음 아시안컵에 참가한 호주는 자국에서 열린 2015년 대회에서 한국을 결승에서 꺾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최근 호주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한창 때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만 하더라도 조 3위를 기록하며 본선에 오르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점차 정상권에서 멀어니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었다. 대회 전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는 호주의 우승 가능성을 11.1%로 책정했다. 일본(24.2%), 한국(14.8%) 다음 가는 우승 후보였다.

호주의 대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조 최하위로 여겨지는 인도(102위)를 맞아 2-0 신승을 거뒀다. 인도의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인도의 실책이 없었다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었다. 그래도 호주는 후반 5분 인도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골을 넣으면서 한숨 돌렸다.

▲ 객관적인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2차전을 준비하면서 1차전 영향을 크게 받았다. 기대이하였던 호주는 인도전과 비교해 소폭의 선발 변화를 줬다. 미첼 듀크(마치다 젤비아)를 최전방에 두고 마틴 보일(히버니언), 조던 보스(KVC 케브베를로)를 좌우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을 꺼내든 호주는 잭슨 어바인(장크트 파울리), 에이든 오닐(스탕다르 리에주), 코너 멧카프(장크트 파울리)를 중원에 세웠다. 포백은 게신 존스(볼턴 원더러스), 해리 수타(레스터 시티), 카메론 버지스(입스위치 타운), 아지즈 베히치(멜버른 시티)가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베테랑 매튜 라이언(AZ 알크마르)이 지켰다.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타전 무승부가 만족스러운지 선발 11명을 그대로 반복했다. 변화를 가져가지 않은 엑토르 쿠페르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이브라힘 헤사르(벨그라노)와 파블로 사박(라 에키다드)을 최전방에 두고, 아마르 라마단(두나이스카 스트레다), 에세키엘 함(인디펜디엔테 리바다비아), 잘릴 엘리아스(산 로센소), 마흐무드 알 아스와드(알 카라마)를 2선에 세웠다. 포백은 모아야드 아잔(알 자이쉬), 타에르 크로마(알 포투와), 아이합 오우소(BK 호켄), 압둘라흐만 바에스(아테나 킬리테아)를 배치했고, 골문은 아흐마드 마다니아(자블레)가 섰다.

2승 1무의 총 상대 전적을 포함해 호주의 우세라는 평가와 달리 시리아의 준비가 확실히 잘 되어 있었다. 전반부터 팽팽한 양상으로 흘렀다. 공방전의 포문을 연 것도 시리아였다. 전반 4분 만에 사박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시도한 슈팅으로 골대를 강타했다. 시작부터 실점 위기를 맞았던 호주는 그제서야 압박의 강도를 높였고, 10분 보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 시작을 알렸다.

호주는 제공권 우위를 앞세워 세트피스에서 기회를 창출했다. 인도전에서 골을 넣었던 어바인이 타깃이었다. 전반 16분 프리킥도 어바인을 향했고, 35분 코너킥 장면도 존스를 거쳐 어바인이 마무리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두 상황 모두 어바인 머리에 제대로 닿지 않아 무산됐다.

전반 45분이 지나고 양팀의 기록을 보면 점유율은 호주가 67.9%로 많이 가져갔지만 정작 슈팅수에서는 6-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전반 내내 유효슈팅이 없었다. 높이에 의존하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시리아 수비를 흔들기 힘들었다.

▲ 16강을 조기에 확정했다.

답답한 호주가 후반 11분 칼을 빼들었다. 아놀드 감독은 동시에 3명을 교체했다. 주로 측면 공격 자원을 바꿔주는 데 할애했다. 오닐 대신 새뮤얼 실베라(미들즈브러)를 투입했고, 멧카프를 대신할 카드는 라일리 맥그리(미들즈브러)였다. 보스도 불러들이면서 키아누 바쿠스(세인트 미렌)를 넣었다.

아놀드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통했다. 측면을 바꾸니 찬스가 났다. 오닐이 오른쪽에서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았다. 과감한 슈팅이 시리아 수비 맞고 굴절되며 문전 혼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어바인이 볼을 받아 절묘한 터닝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슈팅은 잘 맞지 않았지만 오히려 어긋난 것이 마다니아 골키퍼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어바인은 인도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이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호주로서는 이겼어도 마음껏 웃기 힘들었다. 90분 내내 슈팅수가 10-8로 팽팽했다. 유효슈팅도 1개씩으로 같았다. 그만큼 이날 경기에서 호주는 전체적으로 공격에 힘이 부족했다. 인도전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공격 전술을 찾아볼 수 없었다. 90분 전력 차이가 큰 상대라 측면 돌파와 크로스에 의한 단조로운 접근이 위협으로 이어졌으나 갈수록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한계를 보일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16강에 가더라도 단조로운 호주의 공격력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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