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유시는 왜 서포터 아이템을 구매했을까?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의 새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독특한 아이템 빌드가 공개돼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17일 진행된 LCK 스프링 개막전 T1과 젠지 경기에서 구마유시가 서포터 아이템인 '세계 지도집'을 구매한 것이다.
서포터 아이템은 말 그대로 서포터 챔피언에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아군 챔피언을 보조 및 지원하는 포지션인 만큼 골드 획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한의 골드 획득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2024 시즌이 시작되면서 서포터 아이템 메커니즘에 변화가 있었고 구마유시는 이를 이용해 게임을 풀어나갔다. 일반 유저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해당 전략을 사용한 이유와 효과를 분석해 봤다.
먼저 가격 대비 효율이 굉장히 좋다. 세계 지도집 업그레이드 아이템 중 하나인 '피의 노래'는 주문 검 효과를 보유한다. 스킬 사용 후 10초 이내로 적 챔피언을 평타로 공격하면 기본 공격력의 150%에 해당하는 추가 물리 피해를 입히고, 6초 동안 받는 피해를 증가시킨다.
400골드만 투자하면 주문 검과 와드 효과를 지닌 아이템을 획득하는 셈이다. 이는 현재 메타와도 연관이 있다. 현재 바텀 라인 메타는 '방어구 관통력' 아이템이 주를 이룬다. 요우무의 유령검, 징수의 총, 벼락폭풍검 등을 사용하는 챔피언이 대세다.
피의 노래 주문 검 효과 대미지는 기본 공격력에 비례한 효과다. 아이템 착용 시 증가하는 공격력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격력 또는 치명타 아이템보다 방어구 관통력 아이템이 더 효율적이다.
총 골드 획득량에서도 큰 이득을 본다. 서포터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퀘스트 옵션이 있다. 체력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진 미니언 공격 시 미니언이 즉시 처형되고 인접한 아군 1명과 골드를 같이 획득하는데, 총 1000골드를 획득하면 상위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이전 시즌까지는 서포터 아이템을 이용해 미니언을 처치하면 해당 골드를 온전히 아군에게 제공했다. 14.1 패치부터는 메커니즘이 변경되면서 미니언 종류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20골드를 얻는다.
근거리 미니언과 대포 미니언을 기준으로 하면 너프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원거리 미니언을 처치하면 14골드를 획득하나 서포터 아이템을 이용해 처치하면 20골드를 벌기 때문에 6골드 이득인 셈이다.
운영 방법은 간단하다. 게임이 시작되면 서포터는 기존대로 세계 지도집을 구매하고, 원딜은 도란 검 또는 롱소드와 물약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딜은 5분쯤에 첫 귀한 타이밍을 잡고 세계 지도집을 산다. 다만 미니언 처치 방식을 주의해야 한다. 롤에서 근거리 미니언과 원거리 미니언, 대포 미니언을 처치하면 각각 21골드, 14골드, 60골드를 준다.
예를 들어 원딜이 서포터 아이템 효과로 원거리 미니언을 처치하면 원딜은 20골드를 얻고, 서포터는 기존 미니언 처치 골드인 14골드를 얻는다. 반대로 서포터가 원거리 미니언을 처치하면 서포터가 20골드를 얻고, 원딜이 14골드를 얻는다.
근거리 미니언과 대포 미니언의 경우 처치 시 서포터 아이템 효과로 얻는 20골드 보다 많은 골드를 준다. 원딜이 최대한 많은 골드를 획득하려면 서포터는 근거리 미니언과 대포 미니언을, 원딜은 원거리 미니언을 처치해야 가장 많은 골드를 벌 수 있다.
물론 서포터 아이템에는 무분별한 골드 획득을 막기 위한 페널티가 존재한다. 서포터 아이템을 보유한 챔피언이 미니언을 지속적으로 처치하면 획득 골드가 50%에서 최대 20%까지 감소한다.
그래도 해당 전략을 이용해 골드를 수급하면 패널티가 적용되더라도 골드 획득 측면에서 상대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나갈 수 있다. 서포터 아이템으로 획득하는 골드는 페널티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 LOL.PS 유튜브 채널에서 분석한 서포터 아이템 전략
실제로 17일 진행된 T1과 젠지의 1세트 경기를 살펴보면 젠지의 아펠리오스, 룰루가 바텀 주도권을 쥔 채로 T1을 압박했다. 11분경 페이즈가 구마유시보다 15~20개가량 CS를 더 챙겼으며, 포탑 방패도 2개 파괴해 추가 골드를 얻었다.
그러나 수급한 골드는 오히려 구마유시가 앞서나갔다. 서포터 간의 골드 수급 차이는 더 극명하게 벌어졌다. 리핸즈의 룰루는 2635골드를 획득한 반면, 케리아의 밀리오는 3236골드를 벌었다.
이 전략을 잘 활용하면 400골드를 투자한 것만으로도 0.5 코어 이상의 밸류를 지닌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다. 상대보다 총 골드에서도 앞서 나간다.
물론 이 전략이 만능은 아니다. 주문 검 효과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 챔피언은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상체 주도권이 중요한 메타에서 서포터가 바텀 라인을 비울 수 없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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