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쓰레기 내놓으면 버려준다…‘분리배출 대행’ 인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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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배달 음식을 자주 시키는데, 한두번만 시켜도 용기가 가득 쌓이다보니 치우기가 힘들어요. 완전 신세계입니다."
직장인 심아무개(25)씨가 가리킨 '신세계'는 집앞에 쓰레기 봉투를 내놓으면 수거해 알아서 버려주는 대행 서비스다.
이들 업체는 문앞에 일반·재활용·음식물 쓰레기 등을 분리할 필요 없이 봉투에 모아 한번에 내놓으면 대신 수거해 분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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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배달 음식을 자주 시키는데, 한두번만 시켜도 용기가 가득 쌓이다보니 치우기가 힘들어요. 완전 신세계입니다.”
직장인 심아무개(25)씨가 가리킨 ‘신세계’는 집앞에 쓰레기 봉투를 내놓으면 수거해 알아서 버려주는 대행 서비스다. 청소·빨래 등 집안일을 대신해 주는 ‘집안일 외주화’ 서비스가 널리 이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집안에 각종 쓰레기를 내놓기만 하면 분리수거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가 1인 가구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분리배출 대행 스타트업 ‘오늘수거’와 ‘커버링’은 최근 1년새 2~4배가량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 모두 2020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주문 등이 급증하며 가파르게 성장해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가구만 수천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문앞에 일반·재활용·음식물 쓰레기 등을 분리할 필요 없이 봉투에 모아 한번에 내놓으면 대신 수거해 분리해준다.
지난 5일 밤 한겨레가 동행한 수거 현장인 서울 마포구의 한 빌라 앞엔 75ℓ 크기의 검은 봉투 하나와 종이상자 3개가 놓여있었다. 직원 양현우(25)씨는 휴대용 저울로 무게를 재고 1t 트럭에 짐을 실은 뒤 다음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업체 차량 11대는 서울 곳곳에서 하루 1000개가량의 ‘검은 봉투’를 수거해 경기 광명시에 있는 작업장으로 이동한다. 냉동 창고를 개조한 30평의 작업장 내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직원들은 참기름병부터 플라스틱 상자, 음식물 쓰레기 등을 일일이 분류했다. 재활용 쓰레기는 중간처리업체에 돈을 받고 팔고, 일반·음식물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보내는 수거 업체에 비용을 내고 처리한다고 했다.
이용자가 간편히 쓰레기를 버리는 비용은 일주일 평균 3.5㎏에 7400원 남짓이다. ‘쓰레기 버리는 일까지 남의 손을 빌리느냐’는 타박을 들을 법도 하지만 “제대로 버리지 않을 때 죄책감이 더 크다”는 항변도 있다. 조아무개(34)씨는 “평소 제품 라벨을 철저히 제거해 분리수거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들도 따로 챙겨뒀다가 플라스틱방앗간(새활용 업체)에 전달한다”며 “하지만 너무 힘들 때는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그런 경우 죄책감에 대행 서비스를 찾는다”고 말했다. 오늘수거를 운영하는 서호성(28) 어글리랩 공동대표는 “전체 배출 쓰레기의 20~30%는 음식물이고, 재활용 쓰레기 중 플라스틱만 50%”라며 “대부분이 배달음식 용기”라고 말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서는 분리된 폐기물을 수거할 때는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은 곳에서만 가능하지만, 새로운 분리수거 대행업체들은 환경부의 규제 샌드박스의 보호를 받아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배재근 서울과기대 교수(환경공학과)도 “민간업체의 분리∙폐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정부가 추가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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