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어 회사 닫아요” 日 역대 최대···고용시장 양극화 격화
총 260건 해당···전년보다 86% 증가
건설·물류업 인력부족 유독 두드러져
반면 상장기업 인력정리 칼바람 거세
“시장 요구 변화···인력 바꾸려는니즈 ”
‘인력부족’으로 도산하는 회사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일본이지만, 조기·희망퇴직자를 모집한 상장기업 역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채용시장 전반에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모두가 원하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구직자가 항상 새로운 스킬로 갖추고 연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9일 일본제국데이터뱅크의 ‘인력부족 도산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일본 기업 가운데 인력이 모자라 도산한 사례는 총 2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86.0%나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다. ‘인력부족 도산’으로 분류된 기업 가운데 건설업은 91건으로 전년대비 167.6% 증가했으며, 물류업은 39건으로 95.0% 늘었다. 이 두 업계의 사례만 합쳐도 130건으로 전체 건수의 절반이다. 이곳에서 집계한 인력부족 도산 사례는 2022년 140건, 2021년 111건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고 디플레이션도 진정되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며 인력 부족이 기업 경영의 제1 리스크로 등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도산건수를 월별로 보면 2023년 4월에 30건으로 월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8월 이후 하반기에도 5개월 연속 인력부족 도산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동 전문가들은 인력부족 도산 사례의 대표적인 업종인 건설업과 물류업이 일본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따라 시간외 노동에 대한 상한 규제가 적용되는 업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두 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이른바 ‘2024 문제’는 일본 정부가 법을 바꾸면서 올해 4월 1일 이후, 자동차운전업무에 대해 연간 시간외 노동시간의 상한이 960시간으로 제한되고 이에 따라 유통과 물류업 전반에 발생하는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단카이 세대 모두가 후기 고령자에 진입하는 노동 시장의 고령화, 이른바 ‘2025년 문제’가 상존하는 현 시점에서 인재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존속을 가늠하는 키워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이 기관이 실시한 2024년의 경기 전망에 관한 조사에서는 기업들의 제일 큰 고민으로 ‘원유·소재 가격(의 상승)’(59.0%)에 이어 ‘인력 부족’을 40.5% 꼽고 있다. 아울러 정사원 인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기업은 2023년 12월 기준 조사대상의 53.1%를 차지해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자영업이나 중소기업, 3D업종 등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의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실제로 도쿄도에서 요식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아르바이트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워서 방일 외국인 손님들이 많았는데도 매상을 더 올리지 못했다”며 “코로나 전보다 영업일 수나 영업시간을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업계 B사 대표는 “스킬을 갖춘 기술자가 부족하다. 성장의 병목을 경험하고 있다”며 “디플레이션이 끝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노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그만큼 인력도 부족해졌다. 저출산 영향으로 젊은 노동력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인력부족이 심해졌다고 해서 구직자가 어느 기업에서 편하게 취직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채용시장의 골이 깊어져 양극화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통계로 일간겐다이에서는 2023년 한 해 조기 및 희망퇴직자를 모집한 상장기업이 총 41개사로, 2022년보다 많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기 및 희망퇴직 대상자는 3161명으로 규모 자체는 전년에 비해 45%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개사가 1000명 이상을 대규모로 감원한 것이 반영된 통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규모로 많은 기업이 감원을 실시했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41개사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21개사며, 인력이 항상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IT기업 등 정보통신업계가 11개사에 달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도쿄상공 리서치 정보본부의 혼마 코스케는 “시장 요구의 변화가 그 이유”라며 “IT 기업의 경우 코로나 상황에서 디지털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인력을 추가로 고용했지만 이제는 그 수요가 줄어들었고 흑자기업도 엔화 가치 하락이나 비용 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을 바꾸고자 하는 기업의 니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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