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연상호 “또 김현주 기시감? 신뢰갑 영화적 동지”[인터뷰]
“‘연니버스’ 흥행 부담 多...‘자동 은퇴 두려움’ 항상 갖고 있어”
2024년 새해 안방극장의 포문을 여는 연상호(44) 감독은 ‘선산’의 공개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극본 연상호, 연출 민홍남)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 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총 6부작으로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 등이 출연했다.
특히 연상호 감독과 김현주는 ‘지옥’ ‘정이’에 이어 ‘선산’까지 연달아 세 작품을 선보인다. 아직 공개되지 않는 ‘지옥2’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호흡이다. 지난 1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매번 새롭고, 매번 놀랍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랬다”며 김현주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깊은 신뢰를 보였다. 다음은 연상호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기와 잘 맞아 떨어질 것도 같았다.한국적이면서도 또 다른 독특한 색깔로 다룰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한국 괴담 같은 느낌을 형사물 장르 안에 흥미롭게 녹여내고자 했다.
Q. 이야기 전개에 공을 들인 부분은
예측불가 여정을 통해 결국 ‘주제’를 강조하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만큼 ‘가족’에 대한 의미있는 담론이 형성되길 바랐다. ‘괴담’의 기괴한 이미지, ‘가족’하면 떠올리게 하는 상징성, 이중성을 변주해 다루려고 했다. 가장 가깝지만 적대시 되는 상반된 통념을 미스터리하게 다뤘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작품의 분위기를 떠올리기도 했고, 초현실적인 이미지, 음악 등을 활용해 기묘한 분위기를 한껏 냈다. 예상치못한 이야기로 끌고 나가고자 무속적인 요소 등 각종 다채로운 요소들을 가미했다.
Q. 인물들이 저마다 독특(비범)한데
주연부터 조연까지 ‘가족’ 관련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저 상식만으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엮인다. 이성적으로만 행동할 수 없는 그들의 선택을 따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도록 설정했다. 미스터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이 인물들이다.
Q. 결말이 다소 충격적이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이 설정을 두고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 아래 주제를 좀 더 극단적으로 또 깊이 있게 다루려고 선택했다. 주인공이 이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가 그럼에도 ‘가족’이라고 답하는 부분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극단적이고 이상하지만 결국엔 수긍이 가는, 혹은 다른 생각을 들게 하는, 무수한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 가슴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
Q. 작품마다 ‘가족’ 코드가 등장한다
맞다. 내 모든 작품에는 그런 개념이 들어간다. 나만의 어떤 관심사, 필요하다고 느끼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 그간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깊이 있게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라며 만들었다. 요즘 같은 거대 이데올로기가 아닌, 부족적 이데올로기가 많은 세상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그런 사회 안에서 최초의 사회인 ‘가족’의 이야기는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Q. 그 매시지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의 톤에 고민이 컸다. 김현주 배우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기도 하다. 모호한 톤으로 대사를 하는데, 여러번 촬영 후에 선택한 결과물이다. 정답이 아닌 질문으로, 당신의 생각을 건들이는 엔딩이 되길 원했다. 이 이야기가, 주제가, 질문이 아주 모호하게 다가가기를, 그래서 관객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길 바랐다. 호불호를 떠나 담론이 생성됐으면 한다.
Q. 김현주와는 무려 네 번째 작품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건 (김현주의 얼굴은) 새롭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김현주 배우의 모습과 ‘선산’의 모습은 또 달랐다. 매번 놀란다. 작품 공개시기 때문에 더 연달아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공개 안 된 (지옥2)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그런데도 여전히 새롭다. 이번에는 지질하고도 히스테릭한,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얼굴이다. 젊었을 때 연기와는 달라 개인적으론 만족한다. 메가폰을 잡은 민홍남 감독의 의견도 적극 반영된 캐스팅이었기도 하고.(웃음)
Q. 배우 김현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남다른 신뢰다. ‘지옥’ 때 처음 함께 작업했는데 당시에도 많은 걸 느꼈다. 일단 믿음이 갔고 정성과 내공에 놀라웠다. 설정된 캐릭터 그 이상의 해석력을 보여줬다. 첫 작업부터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기에 그 연장선에서 점점 더 믿음을 키워갔다.
Q. 일각에선 ‘또 김현주’라는, 기시감이 든다는 시선도 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다. 시기적으로 ‘기생수’가 먼저 선보이게 될 줄 알았고. 다른 작품을 작업중이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다. 바로 전에 김현주 박희순 드라마도 함께 하다보니 더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색깔이기 때문에 보면 새롭게 느끼실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 번 합이 잘 맞으면 그 멤버와 오래 하는 경향은 있다. 민홍남 감독을 비롯해 촬영감독님, 스태프들도 이전부터 합을 맞춰온 분들이다. 아무래도 동료애가 남다르긴 한 것 같다. 팀이라는 연대감 (영화는 특히 이런 팀을 꾸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인상, 강한 팀워크를 쌓으면 그게 큰 힘이 되고 시너지를 낸다. 김현주는 영화적 동지라고 느껴지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다른 배우들 배척하는 건 전혀 아니다. 하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어렵게 데뷔했기 때문에 그 어려움과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소중한 마음도 크다. 영상 작업을 하는데 숨통을 쥐여올 때 만화 작업을 통해 숨을 쉬었던 것 같다. 영상 작업에서 오는 힘든 부분을 힐링 시켜주는 작업이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큰 힘을 얻는다. 만화가 독자를 만나는 방식과 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방식도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 다른 작업에서 얻는 에너지, 배움도 다르다.
Q. ‘연니버스’의 유명세와 함께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을 것 같다
영화의 흥행은 늘 부담감이 크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 은퇴가 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늘 가지고 있다.(웃음) 하지만 그런 마음만 가득 안고서는 제대로 작업을 해나갈 수 없기 때문에 다채로운 환기구를 통해 다스리고 있다.
Q. 작업 방식은
동시다발적으로 하진 않는다. 하나 끝나고 또 하나, 순차적으로 한다. 많은 분들의 예상만큼 정신 없진 않다. (웃음) 집 바로 앞에 개인 작업실이 있다. 아침형 인간이다. 큰 애(10세) 데려다주면서 작업실로 향한다. 오후 5~6시에 칼퇴하는 편이다. 애 잘 때 오후 10시 전엔 잠든다. 프로덕션 회의가 간간이 있긴 하지만 그 외는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인터넷, 사건사고 뉴스 등 열심히 찾아 보면서 부지런히 틈틈이 작업한다.
Q. ‘지옥’ 시즌2 주연(유아인) 교체 등 이슈가 있었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저마다 칼을 갈고 나온 것 같더라. 촬영하는 내내 놀라웠고 설렜다. 막바지 작업 중인데 공개 후 반응이 기대된다.
연상호 감독은 올해에도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선산’에 이어 차기작은 일본 동명의 원작을 재창조한 ‘기생수’다. 이후 넷플릭스 ‘지옥’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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