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한 친구의 문자 “나올래?”…꾀병 중인 아이는 어떻게 할까[그림책]

김한솔 기자 2024. 1. 19. 0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꾀병 사용법
정연철 글·이명하 그림
길벗 어린이 | 56쪽 | 1만5000원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시작부터 꼬이는 하루가 있다. <꾀병 사용법> 주인공의 하루는 온 가족이 늦잠을 자버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우유라도 마시고 가”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양치를 하며 허겁지겁 가방에 교과서를 챙긴다. 정신없이 뛰어서 학교에 가지만, 교문은 코앞에서 닫힌다. 지각생이 되어버렸다.

작은 재앙은 끊이지 않는다. 쉬는 시간엔 친구랑 장난을 치다가 그만 난간에 있는 화분을 떨어뜨렸는데 와장창 깨지고 만다. 혼자 한 것도 아닌데, 선생님은 주인공만 혼낸다. 친구를 살짝 밀었는데, 친구가 반 아이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꽝 엉덩방아를 찧는다. 주인공은 다른 아이들이 깔깔대고 웃는 통에 사과할 타이밍을 놓친다. 친구는 토라져 다른 친구와 집에 가버린다. 친구가 신경 쓰여 수업 시간에 ‘멍을 때리다’ 선생님한테 또 지적을 받는다. 온종일 혼나기만 하는 하루다.

길벗 어린이 제공

<꾀병 사용법>은 우울한 하루를 보낸 어린이 주인공이 학원에 가기 싫어 꾀병을 부리는 이야기다. 혼자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집에 온 주인공은 학원 가방부터 내미는 엄마에게 자기도 모르게 “나 아파”라고 거짓말을 한다. 엄마는 ‘에취!’ 하는 주인공의 ‘가짜 기침’ 소리를 듣고 대번에 꾀병인 줄 눈치채지만, 서툴게 꾀병을 부리는 주인공이 귀여워 그냥 모른 척하기로 한다.

주인공은 따뜻한 침대에 누워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평화를 되찾는다. 꾀병을 부린 것이 조금 찔리지만, 오늘은 그럴 만한 하루였다. 마음이 조금 편해지자, 낮에 친구에게 사과하지 못한 일이 다시 떠오른다. 친구는 아직도 화가 많이 나 있을까? 강아지를 안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던 주인공은 백번을 망설인 끝에 “미안해”라고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아픈 척하는 주인공이 ‘마음의 숙제’를 해결하고 있을 무렵, 아들의 꾀병 소식을 들은 아빠는 치킨을 사서 퇴근한다. 고소한 치킨 냄새를 맡은 주인공은 갑자기 급격한 허기를 느낀다. 그래도 실컷 아픈 척을 해놓고 치킨 사 왔단 말에 한 번에 방 밖으로 나갈 수는 없는 법. 그 순간 친구에게 답장이 온다. “나 지금 놀이터. 나올래?” 힘든 하루를 보낸 아이의 감정 상태를 ‘꾀병’으로 풀어낸 <꾀병 사용법>은 결말까지 장난기가 가득하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