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일궈낸 발명품들[책과 삶]

허진무 기자 2024. 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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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 세상을 만든
작지만 위대한 것들의 과학
로마 아그라왈 지음 | 우아영 옮김
어크로스 | 320쪽 | 1만8000원

못은 물체를 연결한다. 물체의 연결은 인류에게 공학적 혁명이었다. 먼 옛날에 창조란 한 가지 재료를 목적에 맞는 형태로 바꾸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못을 발명한 이후 서로 다른 재료들을 하나로 묶어 더욱 복잡한 창조를 할 수 있었다. 인류가 고층 건물로 거대 도시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못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못은 기원전 3400년 전 이집트에서 만든 청동 못이다.

영국의 구조공학자 로마 아그라왈은 <볼트와 너트, 세상을 만든 작지만 위대한 것들의 과학>에서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를 현대 사회의 기초인 발명품으로 꼽았다. “이 사물들은 기술을 창조하고 변화시켰으며 또한 역사, 사회, 정치 및 권력 구조, 생물학, 커뮤니케이션, 교통, 예술, 문화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바퀴는 원래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발명됐다. 점토를 원반에 놓고 돌리면 매끄러운 항아리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 인류는 원형운동을 이용하면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인류는 자동차, 자전거, 기차를 발명해 세계를 탐험했다. 스프링으로 총과 시계를, 끈으로 티셔츠와 방탄조끼를 만들었다. 인류가 자석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전화와 인터넷도 없었을 것이다.

아그라왈은 서양 남성 중심의 과학사에서 밀려났던 동양 과학자와 여성 공학자에게 조명을 비추기도 한다. 식기세척기를 발명한 공학자는 여성인 조지핀 코크런이다. 코크런은 그릇을 닦을 때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1886년 식기세척기에 대한 특허를 따냈고, 1893년 시카고 산업박람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식기세척기는 당시 전시물 중 유일하게 여성이 설계한 기계였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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