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령·염유리가 쓴 대반전... ‘미스트롯3’ 17.5% 자체 최고 경신
경연의 묘미는 숨은 스타 발굴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8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3′ 5회는 ‘대학부’ 출신 ‘불사조’ 윤서령, ‘여신부’의 ‘목소리 여신’ 염유리 두 도전자의 비상을 함께 지켜볼 수 있었다는 수확이 있다. 이날 방송은 전국 17.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최고 18.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5주 연속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목요일 전체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5주 연속 주간 전체 예능 압도적 왕좌를 이어갔다.
이날 3라운드 1대1 데스매치가 펼쳐진 대결에선 ‘강자 위의 강자’가 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한판이었다. 1라운드 데스매치가 각자의 역량을 부각시키는 장이었다면, 3라운드에선 자신의 한계에 얼마나 도전해 성공해 냈느냐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선곡도 실력’이라는 경연의 또 다른 법칙을 새삼 새긴 무대이기도 했다.
이번 방송에서 마스터와 시청자들의 눈을 새로이 사로잡은 ‘트롯 샛별’은 윤서령. 정통 트로트의 강자 ‘해남 처녀 농부’ 미스김과 2연속 패자부활로 올라온 불사조 ‘트로트 요정’ 윤서령이 대결했다. 이태호의 ‘미스고’를 선곡한 미스김에 맞서 윤서령은 경기민요 전공을 살려 정다경의 ‘하늬바람’을 골랐다.
맨발로 무대에 나선 윤서령은 하늘하늘한 연분홍 한복 느낌 톱 드레스에 하늘색 긴 천을 부여잡고 첫 무대를 꾸몄다. 마치 나비가 하늘을 나는 듯한 풍경을 자아냈다. 1라운드에서 올하트를 받지 못하고 추가로 합격한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사이 능숙해진 가창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춤을 추는 퍼포먼스 뒤 바로 마이크를 잡는 것을 경연에서 지양하는 데 반해 정면 도전으로 마스터의 박수를 끌어냈다. 대학부 당시 리더였던 나영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쭉 뻗는 고음과 청순 여리한 외모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탁이 프로듀싱한 ‘두 자매’ 멤버이기도 한 윤서령은 오랜 무명 트로트 가수였던 아버지의 한을 대신 풀어주는 듯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은 자신의 ‘바람’을 진정성있게 선보였다. 박칼린은 “오늘과 지난 무대가 정말 달랐다”라면서 “칼을 갈았는지 필살기를 들고 나왔다”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장민호는 “고음과 호흡, 안무 모든 게 완벽한 A+였다. 윤서령의 무대 중 레전드 무대였다”라고 극찬했다.
윤서령에 앞서 무대를 한 미스김(본명 김채린)은 정통 트로트 강자. 해남에서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트로트 가수의 꿈을 계속 키워온 예비 스타다. 지난해 ‘전국노래자랑’ 해남편 우수상을 받으면서 전국구 무대에 도전했다. 어릴 때부터 지역에선 알려진 재능꾼으로 작은 무대서 ‘초대 가수’로 여러 번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딸이 힘든 가수 보다는 평범한 길을 걷길 원했던 부모에 따라 농업 관련 연암대 원예학과를 졸업해 ‘농부’로도 일했다.
부모의 뜻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접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모습에 부모는 집에 노래방 연습실을 꾸며주는 등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 숨은 실력자다. ‘노래의 정석’ 같이 미스고를 그려낸 미스김에 대해 장윤정은 “마이크가 성량을 담지 못할 소리가 나왔다”라면서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표정이나 몸짓이 과하지 않고 완벽에 가깝다”고 칭찬했다. 둘 다 올라가도 누구하나 비난하기 어려웠던 무대. 윤서령이 막강한 경쟁자 미스김을 7 대 6으로 꺾었다.
성악 출신 염유리도 윤서령 못지 않게 도전 정신으로 빛났다. 이날 첫 무대는 지난주 방송된 빈예서-지나유에 이어 선보인 염유리-김소연의 맞대결. 실력이나 외모나 ‘완성형’으로 꼽히는 지원자들끼리 맞붙었다. 데스매치 상대를 뽑는 동안, 제작진 등에서 둘의 맞대결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평이었다고. 트로트를 새롭게 장착한 성악 전공자 염유리와 차세대 트로트 스타로 꼽히는 김소연의 대결은 경연 장르로만 두고보면 단연 김소연의 승리를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염유리 역시 1라운드에서 성악 발성을 최대한 줄이고 특유의 기름진 느낌을 최대한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에 ‘해봐야 안다’는 분위기도 팽배했다.
김소연은 상대를 지목하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반짝 반짝 보였다”고 말했다. 티저 영상을 찍을 때 둘이 바로 옆에서 찍은 인연이 있다. 김소연이 택한 건 문주란의 ‘이대로 돌이 되어’. 1977년 발표한 곡으로 문주란의 묵직하면서도 짙은 중저음이 잘 표현된 곡이다. 김소연은 “1, 2라운드에선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기에 정통의, 느린 노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도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 노래를 들어도 쉽게 친해지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연습 영상에선 자신있게 소리내지 못한다는 보컬 트레이너 지적에 눈물을 흘리기도. 그는 “나에게도 도전이기에 평소보다 더 열심히 했다”며 “후회 없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각오로 무대에 섰다. 감성은 최대한 살리면서 성숙함을 더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사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챔피언부’를 통해 주목받았고, 타 방송사 2위까지 올랐던 트로트 재원이지만, 이 경연 무대의 부담감과 긴장을 단번에 알게하는 순간이었다.
후공자 염유리는 금잔디의 ‘신사랑고개’를 들고 나왔다. 성악 출신으로 극적으로 꺾고 간드러진 트로트 장르에 도전하는 것. 염유리는 “진짜 트로트를 하고 싶은 간절함과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카랑카랑한 콧소리보다는 오히려 굵직한 음성이 반전이었다. 중간 3단 고음을 시도한 것도 마스터군단의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신사랑고개는 이미 많은 이들이 불렀기 때문에 차별화 포인트를 잡은 것. 스페셜 마스터 이찬원은 “오매불망 기다렸다”는 김성주 MC의 말에 “정말 임수정씨 닮았는데 평가는 외모 아니라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김소연에 대해 “문주란씨는 저음이고 개성 강한 목소리이고 소연씨는 경쾌한 트로트라 모험을 했는데 감정선 잃지 않고 잘했다”고 말했다. 염유리에 대해선 “성악 베이스를 최대한 버렸지만, 성악 접목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면서 “초반 ‘미~~~아리…’ 부분에서 꺾고 뒤집고 다 했다. 염유리씨는 이런 새로운 모습 보여주면 톱7 그 이상을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 2라운드 연속 미를 차지한 ‘첫눈 보이스’ 정서주와 2라운드 선 ‘MZ 트로트 대표’ 나영의 대결 역시 한 시도 놓칠수 없었던 순간. 정서주는 ‘음색 장인’이었고 나영은 ‘감성 장인’이었다.. 정서주는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장윤정은 “트로트는 사람들이 많이 부르지만 음원에서 약한 편인데 정서주가 이를 깰 것 같다”고 말했다. 나영은 선천적으로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는 지원자. 남보다 2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선사했다. 정서주와 나영은 현장에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를 보이긴 했지만 대결에선 정서주가 먼저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남진의 ‘가슴 아프게’로 차분한 중저음과 짙은 비브라토로 호평을 받았다. 독보적인 음색을 선사한 정서주가 9, 나영이 4를 기록했다.
사모곡으로 나선 ‘전주 대사습놀이 장원’ 진혜언과 ‘사부곡’을 들고온 성악 출신 복지은도 국악대 성악 대결로 화제였다. 진혜언은 미스트롯1에서 정다경이 불러 눈물샘을 자극했던 전영랑의 ‘약손’을 들고 나왔다. 3살 때 소아암을 앓았던 자신의 곁에서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 삶의 모든 것이라는 어머니를 위해 선곡했다는, 복지은은 장민호가 떠난 아버지를 그리며 작사작곡한 ‘내 이름 아시죠’로 현장을 눈물로 아로새겼다. 진혜언의 담담한 노래에 마스터들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내 이름 아시죠’에선 붐이 눈물을 흘려 마스터석을 또다시 들썩였다.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일찍 여의었던 붐의 가족사로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했다. 성악으로 노래를 장식한 복지은이 진혜언에 9대 4로 승리했다. 신동끼리의 대결에선 방서희가 한수정에 역시 9대4로 이겼다. 지난 회차 마지막에 등장했던 빈예서는 지나유를 7대6으로 이긴 것이 마지막에 방송됐다.
‘미스트롯3′는 현재 네이버 NOW. 앱에서 대국민 응원 투표를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2주차 투표 집계 결과 ‘감성 천재’ 빈예서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러블리 트로트퀸’ 오유진, 3위 ‘첫눈 보이스’ 정서주, 4위 ‘트로트 종합 선물 세트’ 김소연, 5위 ‘꺾기 인간 문화재’ 배아현, 6위 ‘해남 처녀 농부’ 미스김, 7위 ‘현역부의 자존심’ 풍금이 TOP7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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