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휠라가 프리미엄?…거꾸로 가는 휠라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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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가 위기 타개를 위해 '프리미엄' 카드를 꺼내들었다.
휠라는 올 가을겨울(F/W)시즌을 목표로 프리미엄 브랜드 '휠라플러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휠라의 프리미엄 전환은 어느 정도 예상된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한 브랜드가 갑자기 프리미엄 옷을 입겠다고 나서면 주력 소비층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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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스 설립자 '레브 탄주' 영입
'가성비' 이미지와 반대…이탈 우려
휠라가 위기 타개를 위해 '프리미엄' 카드를 꺼내들었다. 성장 정체의 원인이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라인을 선보여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러스' 단 휠라
휠라는 올 가을겨울(F/W)시즌을 목표로 프리미엄 브랜드 '휠라플러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스트리트 패션을 상징하는 브랜드 '팔라스'의 설립자 레브 탄주(Lev Tanju)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했다.
휠라 측은 "고급 소재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적용한 다채로운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클래식한 실루엣과 장인정신을 일상에서 스타일링할 수 있도록 새롭게 해석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휠라는 이번 프리미엄 라인에 별도 로고를 사용한다. 기존 휠라의 F로고 형태는 살리되 휠라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삼색 국기에서 모티브를 따 온 그린-레드 컬러를 입혔다. 브랜드의 뿌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혁신의 의지를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갑자기 왜 프리미엄
휠라의 프리미엄 전환은 어느 정도 예상된 행보다. 지난해 휠라홀딩스는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4%, 영업이익은 22.1%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그나마도 아쿠쉬네트의 호실적 덕분에 실적을 버텨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력인 휠라 부문은 매출이 30% 넘게 급감했다. 4분기 역시 10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휠라는 실적 부진의 이유를 과도한 할인 프로모션과 온라인향 판매 증가에서 찾았다. 이커머스가 자체적으로 할인을 더하는 온라인 홀세일(직매입)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자체 할인 프로모션도 늘리면서 브랜드 가치가 하락,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프리미엄화'다. 할인폭을 줄이고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어 객단가와 수익성을 함께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휠라는 의류 제품 가격을 20%가량 인상했다. 광고모델로 배우 한소희 등을 기용,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섰다.
프리미엄 라인을 별도로 구성한 것 역시 필연적 수순이었다. 프리미엄 라인 구축을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소재를 사용하거나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성비' 이미지와의 결별이 중요하다. 기존 휠라와 구별되는 '플러스'를 내놔야만 했던 이유다.
'역' 리브랜딩
휠라의 프리미엄화 전환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휠라가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8할이 '가성비' 덕분이다. 2017년 리브랜딩을 통해 내놓은 6만원대 신제품 신발 '코트디럭스'가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디스럽터2로 대표되는 '어글리슈즈' 시리즈는 휠라 운동화를 '교복'으로 자리잡게 했다.
자사 대리점 판매를 고집하는 대신 ABC마트, 폴더, 슈마커 등 슈즈 편집숍을 공략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1020 등 젊은 층이 여러 브랜드 신발을 비교한 뒤 구매할 수 있는 편집숍을 선호한다는 점을 공략했다.
하지만 휠라플러스 론칭으로 대표되는 △고가 전략 △자사몰 강화 △대리점 확대 등 최근 휠라의 행보는 기존 휠라의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먼 행보라는 지적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휠라를 '제 2의 전성기'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한 브랜드가 갑자기 프리미엄 옷을 입겠다고 나서면 주력 소비층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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