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셔버릴거야”…고통유발 전기차 ‘사색’, 2천만원대 하브 SUV ‘화색’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1. 1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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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때 충전 전쟁 겪는 전기차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는 HEV
XM3 이테크 HEV, 2000만원대
이테크 HEV, 포람페와 진검승부
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왼쪽)와 한파에 충전중인 전기차 [사진출처=르노코리아, AP연합]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이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일으킨 전기차(EV) 열풍이 식고 있다.

충전 인프라스트럭쳐가 부족하고 화재예방과 같은 안전성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판매호조에 기여했던 보조금은 점차 줄어들고 충전요금은 올라가는 것도 악재다. 샴페인을 일찍 터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전된 전기차를 밀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폭스뉴스]
설상가상. 전기차 운전자에게는 고통의 계절인 겨울이 왔다.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추운 곳에서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충전 속도도 3배까지 느려진다.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충전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북극 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안팎으로 내리면서 테슬라 전기차가 방전으로 견인되거나 충전 대란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시카고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배터리 방전과 서로 대치하는 운전자들, 거리 밖으로 이어진 긴 줄로 인해 절망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사겠다”
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왼쪽)와 테슬라 모델Y [사진출처=르노, 테슬라]
전기차 구입이 고통으로 변하면서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대안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전기차 탓에 한물 간 친환경차로 위상이 추락했던 HEV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다.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EV 시장규모는 전년도보다 19.2% 성장한 2718억달러(360조원)로 예상됐다.

연평균 7.3%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4439억1000만달러(약 58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HEV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HEV는 30만9164대로 전년(21만1304대)보다 46.3% 증가했다.

전기차는 16만2593대로 전년(16만4482대)보다 오히려 1.1% 감소했다.

기아 쏘렌토 HEV와 현대차 그랜저 HEV는 즉시 출고가 가능한 차종이 많아졌던 지난해에 6개월~1년6개월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갓성비’ 2000만원대 HEV SUV
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르노]
HEV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떠오르자 르노코리아도 소형 SUV인 XM3에 HEV를 적용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하고 XM3 이-테크(E-TECH) 하이브리드 포올을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가격(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은 RE 포올이 2795만원, 인스파이어(INSPIRE) 포올이 3052만원이다.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 포올은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과 최신 편의·안전 장비를 갖춘 게 특징이다

고전압 시동모터(15kW/50Nm)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 1.6 가솔린 엔진과 결합돼 부드럽고 빠른 변속은 물론 높은 에너지 효율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균형있게 제공한다.

르노 XM3 TCe 260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전기모터로 차량 시동과 운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저속 구간에서는 부드러운 회생 제동과 함께 전기모터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엔진은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하는 구간에서 전기모터 주행을 돕거나 배터리를 충전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

시속 50km 이하 도심 주행 구간의 최대 75% 거리를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연비(17인치 기준) 17.4km/l다.

가솔린 모델인 XM3 TCe 260과 비교하면 18인치 공인 연비 기준으로 도심 구간 주행 때 연료비를 32%까지 절감할 수 있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뛰어난 2000만원대 HEV SUV인 셈이다.

“포람페 나와”…르노 이-테크, WEC 출전
르노 이테크 하이브리드 기술 [사진출처=르노]
르노 이-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스포츠의 꽃인 포뮬러원(F1)에서 쌓은 노하우로 무장했다.

르노는 F1 팀과 함께 전기 모빌리티 분야에서 10년 넘게 투자하고 개발한 하이브리드 기술의 집약체다.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특허만도 200개가 넘는다.

르노가 F1 팀과 함께 하이브리드를 개발한 이유는 가장 가혹한 경주에서 최고의 기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르노는 F1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XM3와 같은 양산차에 접목하고 있다.

현재 르노그룹 F1팀 알핀(ALPINE)은 F1 머신에 1.6리터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 하나의 배터리 구성을 적용한다.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도 F1 경주차와 같은 1.6리터 엔진, 2개의 전기모터, 1개 배터리 구성을 채택했다.

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르노]
이-테크가 전기모터를 두 개 사용하는 이유는 르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직렬과 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모두 사용하기에 가능했다.

15Kw의 작은 모터가 시동과 발전을 담당하고 36kW의 큰 모터가 구동을 담당한다.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회수하면서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다.

르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과 장점은 변속기에 있다. 르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클러치가 없는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사용한다.

6단 자동변속기는 4개의 기어가 엔진을 담당하고 2개의 기어가 전기모터를 제어한다.

지능형 변속기는 주행속도와 상태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모드를 지원한다. 힘을 필요로 할 때는 엔진과 모터를 같이 돌린다.

엔진 아르피엠(RPM)과 전기모터의 회전력 비율을 적절하게 조율해 효율성을 높인다. 일정 속도로 달리는 크루징에 들어가면 능동적으로 전기모드만으로 주행하게 만든다.

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 실내 [사진출처=르노]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가 100% 순수 전기모드를 지원하는 것도 멀티모드 기어박스에 2단의 전기모드가 있기 때문이다.

멀티모드 기어박스는 XM3와 같은 소형 SUV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무게가 50k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르노는 이-테크 시스템으로 슈퍼카 대명사로 여겨지는 포람페(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와 경쟁한다.

올해부터 WEC(World Endurance Championship) 최상위 클래스(하이퍼카)에 출전해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과 실력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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