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힌 LIVE] ‘상암의 미친개’ 박동진 “기동 쌤 지시로 포지션 변경할 수도”

김형중 2024. 1. 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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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태국 후아힌] 김형중 기자 = 올 시즌 명가 재건을 노리는 FC서울이 태국 후아힌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며 야심차게 새 출발한 서울은 최상의 전력을 구축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 9일부터 후아힌에 훈련 캠프를 차린 서울은 김기동 감독의 지휘 아래 담금질을 하고 있다. 선수단은 주 3회 하루 2회 훈련의 고된 일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임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열심히 하니 젊은 선수들이 안 따라갈 수가 없다”라며 밝은 팀 분위기를 강조했다.

임대에서 복귀한 박동진도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여름 K리그2 부산아이파크로 임대 이적한 박동진은 부산의 상위권 유지에 힘을 실었다. 비록 충북청주와의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통한의 무승부를 거둔 뒤 수원FC와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밀리며 승격에 실패했지만 박동진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994년생으로 만 30세가 된 박동진은 이제 서울에서도 고참급에 속한다. 이번 1차 전지훈련에 참여한 선수들 중 박동진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임상협(1988년생)과 일류첸코(1990년생), 권완규(1991년생), 팔로세비치, 그리고 올 겨울 합류한 류재문(이상 1993년생) 뿐이다. 그만큼 이제 팀을 이끌고 솔선수범하는 위치가 되었다.

오후 훈련이 없는 18일 만난 박동진은 힘든 훈련 속에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많이 피곤하고 힘들기는 한데 뭔가 운동이 저한테 잘 맞는다. 힘들어도 몸이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데뷔 후 가장 힘든 동계 훈련이냐고 묻자 “신인 때 광주FC 시절 이후로 가장 힘들다. 그땐 운동 시간도 길고 강도도 높아서 꽤 힘들었다”라며 되돌아봤다.


박동진은 유독 김기동 감독과 스스럼없는 사이처럼 보였다. 선수단 이동할 때나 훈련이 끝난 후 김기동 감독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었다. 그는 “21세 대표팀에 있을 때 코치로 계셨다. 감독님과 장난도 많이 치고 놀리고 혼나기도 했다. 감독님이 예전과 똑같다. 하나도 안 늙으시고 오히려 몸이 좋아지신 것 같다. 이젠 감독님이 절 항상 놀리신다. 못한다고 놀리시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도 오시고 올해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낙 포항에서도 잘 하셨다. 10년 전에 뵈었을 때도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다. 최근 서울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박동진 하면 ‘상암의 미친개’라는 별명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가졌다. 득점을 한 뒤 골대 옆에서 개가 소변을 보는 ‘영역 표시’ 세레머니를 하는 등 톡톡 튀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장에선 다혈질의 강한 캐릭터도 보여준다. 상대 선수와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충돌이 발생했을 때는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같은 팀 선수들을 보호하려 든다. 파이팅 하나는 리그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이에 대해 박동진은 “제 단점이라고 하면 단점이고 장점이라고 하면 장점이다. 은퇴할 때까지 파이팅 넘치게 할 것 같다. 예전엔 더 심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많이 맞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활발하고 까부는 캐릭터였다”라고 말했다.


프로 입단은 수비수로 했지만 서울 이적 후 최용수 감독 시절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을 해 지금까지 공격수로 뛰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현재 후아힌 캠프에서는 수비수로 훈련하고 있다. 그는 “공격을 할지 수비가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사이드백을 하고 있다. 감독님이 지금 애들도 없으니 거기 가서 하라고 하셨다. 오른쪽 사이드 보고 있다. 감독님이 뛰라고 하면 해야 된다. 골키퍼를 하라면 하고, 나오라면 나와야 한다. 이 자리에 오랜만에 서는 거라 기본적인 것을 많이 말씀해 주신다”라며 포지션 변경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지난달에 결혼 1주년을 맞이한 박동진은 “결혼하고 나서 안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프로에 있으면서 워낙 경쟁도 심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집에 가면 좋은 쪽으로 많이 얘기해주니 저도 조금씩 변한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많이 바뀌었다”라며 결혼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선 “팀이 좋은 성적 내는 게 중요하다. 경기에 뛰든 못 뛰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훌륭한 김기동 감독님도 오셨으니 선수단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골닷컴,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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