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육아휴직 손본다…“더 짧게, 수당은 더 많이”
[앵커]
우리보다 출생률이 두 배 정도 높은 프랑스도 최근 10년 사이 출생률 하락세가 이어지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기존 육아 휴직 기간을 대폭 줄이고, 대신 휴직급여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새로운 '출생 휴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행 '육아 휴직'을 대체할 새로운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 제도의 명칭은 '출생 휴가'.
여성은 최대 10주, 남성은 28일까지 쓸 수 있는 현행 산후 '출산 휴가'와는 별개의 새로운 제도입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새 '출생 휴가'는 현재의 '육아 휴직'을 대체할 것입니다. 우선, 휴직 급여 수당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부모가 원할 경우 6개월 동안 아이와 함께할 수 있습니다."]
기존 '출산 휴가'를 6개월까지 늘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출산 휴가' 후에 쓰는 '육아 휴직' 제도를 손보겠다는 겁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남녀 합산 최대 3년까지 육아 휴직을 쓸 수 있고, 월 최대 62만 원의 휴직 급여 수당을 받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턱없이 낮아지는 탓에 실제 육아 휴직 사용률은 여성은 14%, 남성은 0.8%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개편안에 따라 우선, 부모의 육아 휴직 기간을 각각 평균 4개월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출산 휴가에 더해 평균 6개월을 쓸 수 있습니다.
대신, 휴직 급여 수당을 통상 급여의 50% 이상 수준으로 높인다는 게 새 제도의 핵심입니다.
현실적인 재원 마련 상황과 부모들의 불만을 모두 고려한 절충안인 셈입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해 프랑스 출생아 수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출생 우려 속에 나왔습니다.
마크롱 정부는 짧고 굵게 쓰는 새 육아 휴직인 출생 휴가 제도가 부모들에게 더 유용할 거라 보고 있습니다.
재원 마련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없이, 선거철마다 경쟁하듯 선심성 저출생 공약을 내놓는 우리 정치권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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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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