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사태 공식 발표 최소 2주 전… 바이러스 정보 확보, 유전자 분석 완료”

WSJ, 미국 정부 문건 인용 보도
“염기서열 즉각 공개되었다면
백신개발 몇 주 당겨졌을 것”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공식 발표하기 전 이미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존재를 인지하고 유전자 분석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연방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제출한 문건에서 중국 베이징 과학자들이 2019년 12월28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 자료를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고 적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중국 우한에서는 폐렴 증상이 속출하고 있었고, 중국 당국은 원인 불명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국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것은 2020년 1월11일이었다.

미국 정부 문건상으로는 중국이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공식화되기 최소 2주 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학자는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세균연구소 소속인 런리리(任麗麗) 박사다. 다만 런 박사는 자신이 등록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 정보를 2020년 1월 16일에 삭제했고, 논문으로도 발표하지 않았다. 런 박사가 등록한 뒤 삭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정보는 이후 중국 당국이 발표한 염기서열 분석 정보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이 미 당국의 설명이다.

WSJ는 이 문건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 등 야생동물을 통한 인간 전염으로 확산한 것인지,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이 외부에 ‘원인 불명의 폐렴’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발병 원인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 럿거스대 미생물학자인 리처드 이브라이트는 “2주 전에 바이러스 정보를 확보했다면 발병 초기 단계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제시 블룸은 “염기서열이 즉각 공개되었다면 미국에서만 매주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몇 주 정도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