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영국이 수출 금지했을 정도로 귀한, 세상을 바꾼 ‘이것’

최재봉 기자 2024. 1. 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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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크고 복잡한 것들의 기초는 작고 단순한 것이다.

단세포 생물이 진화해 고등 생명체가 된 것처럼, 단순한 기술과 부품이 모여서 최첨단 기계를 이룬다.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가 그것들인데, 이것들이 처음에 어떻게 발명(발견)되었는지,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고 앞으로는 또 어떻게 진화해 갈지, 이 기본 요소들이 결합해 어떤 놀라운 결과물을 낳았는지를 다각도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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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게티이미지뱅크

볼트와 너트, 세상을 만든 작지만 위대한 것들의 과학
현대사회를 떠받치는 7가지 발견과 발명 스토리
로마 아그라왈 지음, 우아영 옮김 l 어크로스 l 1만8000원

모든 크고 복잡한 것들의 기초는 작고 단순한 것이다. 단세포 생물이 진화해 고등 생명체가 된 것처럼, 단순한 기술과 부품이 모여서 최첨단 기계를 이룬다. 인도계 영국 여성 공학자가 쓴 이 책은 지은이가 “현대 세계의 기초라고 생각하는 일곱 가지 사물”을 소개한다.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가 그것들인데, 이것들이 처음에 어떻게 발명(발견)되었는지,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고 앞으로는 또 어떻게 진화해 갈지, 이 기본 요소들이 결합해 어떤 놀라운 결과물을 낳았는지를 다각도로 알려준다.

못의 핵심 기능은 두 물체를 하나로 잇는 것이다. 리벳과 나사, 볼트 등으로 발전한 이 부품 덕분에 우리는 선박을 건조하고 자물쇠와 시계를 만들며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다. 기원전 3400년 이전 이집트에서 쓰인 최초의 청동 못, 영국 정부가 식민지 아메리카로 못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할 정도로 못이 귀했던 시절,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볼트 하나가 이층버스 한 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도자기를 빚는 물레에 쓰고자 발명된 바퀴는 인류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았다. 수레와 자전거, 자동차 같은 운송수단을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믹서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같은 가전제품에도 바퀴의 일종인 기어가 쓰인다. 지은이는 식기세척기를 발명한 여성 엔지니어 조지핀 코크런, 현미경을 사용해 실험실에서 인간 배아를 만든 여성 과학자 미리엄 멘킨 등 여성과 소수자의 활약에 특히 주목한다.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믿음 때문이고, 그 믿음이 자칫 딱딱할 수도 있을 책에 온기를 불어 넣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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