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후박나무 밑의 사랑
한겨레 2024. 1. 19. 05:05
한 나무가 있는데…그 나무 아래에는 작은 난장이들의 왕국이 있거든…그곳에도 법이 있고,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고랑이 있고…해도 해도 끝없는 일감이 있는 거라…그 나라에 햇빛은 또 그렇게 늘 반짝거려서…구름을 닮고 싶은 잎사귀들의 가파른 눈빛…그런 것도 있기는 있을 거라…제 속의 허기를 견디지 못해 움켜쥐는 뿌리와 그 사무치는 잎, 잎의 눈 먼 사랑 따위…그래, 그런 거겠지…한 나무 아래…아주 흔들리지 않는 아래, 더 아래…태연한 얼굴로 어제의 사소한 바람은 불고…세 그루의 후박나무, 그 아래…작고 작아서 없는 듯 아주 없는…그런 말없음표 따위
장옥관의 시, 시 전문 계간지 ‘시사사’(2023 겨울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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