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풍당당 농업계, 기대감 크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청룡의 해인 갑진년 농업계에 여풍이 거세다.
지난해 연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48년 농림부가 출범한 이후 첫 여성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농업계 여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그래서 더욱 농업계에 부는 당당한 여풍이 반갑다.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농정현안들을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풍으로 다독여주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할과 비중 감안하면 더 늘듯
청룡의 해인 갑진년 농업계에 여풍이 거세다. 지난해 연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48년 농림부가 출범한 이후 첫 여성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농업계 여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드물게 농촌 개발을 오랫동안 연구한 데다 폭넓은 현장감까지 갖춰 역대 정권의 조각이나 개각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고, 그 통에 ‘하마평 장관’이라는 별칭을 달고 살았다. 여기다 전국 9개 도농업기술원의 수장 가운데 3명이 여성이다. 지난해 1월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을 시작으로 8월에는 김영 충남도농업기술원장, 12월에는 조은희 충북도농업기술원장이 취임했다. 또 농민들과 접점에 있는 전국 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5명 가운데 1명이 여성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 농업과 농촌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을 감안하면 여성의 약진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22년 9월 기준 전국 181만여 농업경영체 가운데 여성경영주 비율은 30%에 육박한다. 지역 농·축협의 전체 조합원 208만여명 가운데 여성조합원 비율도 3분의 1일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농업계에 부는 여풍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 전반을 덮고 있는 유리천장이 농업계에 여전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국 1111명에 달하는 농·축협 조합장 가운데 여성조합장은 13명(1.2%)에 지나지 않아 전체 조합원에서 차지하는 여성조합원 비율 3분의 1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여성경영주 비율 역시 여성이 농가인구의 절반이 넘는다는 점을 따져보면 여풍이 미약한 부문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29개 평가 대상국 가운데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지수는 교육과 노동·임금 등 10가지 지표를 종합한 지수로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과 관리직 비율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최하위 또는 평균 이하였다. 이 지표에 농촌 여성들을 대입하면 상황은 더 열악하다. 우리 농촌 여성들은 오랜 세월 농업노동력의 한축이면서 엄마와 며느리·아내라는 1인4역을 감내해왔다. 그래서 더욱 농업계에 부는 당당한 여풍이 반갑다. 올 한해도 부족한 일손과 치솟는 영농비 등 우리 농업과 농촌이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농정현안들을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풍으로 다독여주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