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가위로 오려낸 빵을 먹어봤는가

관리자 2024. 1.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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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로트 신동이 나타났다고 난리다.

열한살 먹은 빈예서다.

빈예서는 부모의 이혼으로 다섯살 때부터 엄마와 헤어져 할머니와 살고 있다.

트로트 신동 빈예서가 얼마나 성공할지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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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미자’ 열한살 빈예서
절절함 담긴 노래로 심금 울려
세계 최정상급 예술가·과학자
타고난 환경 아닌 절실함 강해
재능 있어도 갈고닦아야 빛나
절박함 발판삼아 최고에 도전

요즘 트로트 신동이 나타났다고 난리다. 열한살 먹은 빈예서다. 사람들은 벌써 빈예서를 제2의 이미자, 제2의 송가인이라고 부른다.

노래에서 최정상급에 오른다는 것은 음악공부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음악을 통해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빈예서가 ‘미스트롯3’에서 부른 노래 ‘모정’이 심금을 울리는 것은 마음에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다. 빈예서는 부모의 이혼으로 다섯살 때부터 엄마와 헤어져 할머니와 살고 있다. 한창 엄마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때 상실감이 컸을 것이다. 이번 경연에 나와서 한 말에 절절함이 묻어난다.

“엄마 대신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엄마 없이 자라면서 느꼈을 아픔과 그리움이 녹아 있다. 이런 마음이 노래에 실려 있으니 듣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들 수밖에 없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이걸 부지런히 갈고닦지 않으면 빛을 낼 수 없다. 이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럽다. 고난과 역경을 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마음 깊은 곳에 절실함을 품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뭔가 해보고 싶어도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포기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급에 오른 예술가·과학자·기업인은 타고난 환경이 좋았다라기보다는 절실함이 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음악가를 수십년간 가장 많이 후원하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세계 최정상에 오를 자질은 상당 부분 타고난다. 이걸 갈고닦아야 하는데 집안이 부유한 사람보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음악 영재는 연마 과정을 순탄하게 이겨내는데 부잣집 자녀는 몇단계만 지나면 포기한단다. 얼마나 절실하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는 법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이 세상 이치를 빨리 깨닫는다고들 한다. 이보다 더한 빵을 먹으며 성공한 예술가가 있다. 지금은 성공한 화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K 작가다. 언젠가 이분의 화실로 초대받아 식사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를 전할까 한다.

젊은 시절 화가로 활동했으나 벽에 부딪치자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세계적으로 이름을 남길 만한 작가가 되려면 서양에 가서 더 깊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비는 장학금으로 어느 정도 충당했지만 생활비가 없었다. 허름한 집을 구해 생활하며 가장 싼 음식으로만 때웠는데도 난관에 봉착했다.

마침내 쓰레기통을 뒤져 다른 사람이 먹다가 버린 음식이 든 종이봉투를 수거해 왔다. 미국 사람들은 이 봉투를 브라운 백이라고 부른다. 봉투 안에 들어 있는 먹다가 버린 식빵을 입이 닿은 부분을 가위로 오려내고 먹었다고 한다. 눈물 젖은 빵보다 더 절실한 ‘가위로 오려낸 빵’이다. 어느날 아내가 이 빵을 먹는 남편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귀국하자고 호소했단다. K 화백은 이제 겨우 서양화의 본질에 눈을 떠가는데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자고 설득했다. 둘이 이 과정을 이겨냈기에 오늘날 위대한 작가로 우뚝 서게 된 것이 아닐까.

세상사라는 게 만만치가 않다. 시시각각 파도가 밀려오고, 심할 땐 폭풍우도 몰아친다. 이를 이겨내는 힘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좋은 환경이나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절실함이다. 절박함을 발판 삼아 정상으로 힘차게 전진하는 것이다.

트로트 신동 빈예서가 얼마나 성공할지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겠다.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절실함을 품고 있어서다. 빈예서가 제2의 이미자가 되고 할머니를 호강시켜드릴 때까지 응원하겠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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