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희룡, 왜 따라오나...한동훈 평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4월 총선과 관련해 “민주당의 승리 기준은 최소한 원내 1당이고, 목표를 높여 잡으면 151석”이라며 “이번 선거는 승리가 정말로 절박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로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망가뜨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퇴진론에 대해선 “80년대에 학생운동을 했던 게 죄인가”라고 했다. 자신의 총선 출마에 대해선 현재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재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일 부산 방문 도중 피습당했던 이 대표가 17일 당무에 공식 복귀한 후,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에게 차담을 제안하며 마련됐다. 이 대표는 예정된 시간(약 1시간)을 넘겨 1시간 40분가량 당내 현안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 기준은 뭔가.
“일단 1당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우 절박하게, 최소한 1당은 놓치면 안 된다고 본다. 목표를 좀 높인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다. 반드시 과반을 해야 하는데 그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 편이 당선되느냐, 네 편이 당선되느냐보다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전쟁터에서 누가 밥을 먹고 누가 빵을 먹느냐 갖고 싸우면 다 죽는다. 이번 선거에서 졌을 때 그다음 벌어질 일이 정말로 걱정된다. (정부·여당이) 지금까지도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는 일을 수없이 벌였는데, 제도를 바꾸는 권한까지 주어지게 되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로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다. 권한에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 ‘내 아내가 수사받으면 안 된다’며 권한을 행사하면 되겠나. 주어진 힘이라고 막 쓰면 안 된다.”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불거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당 통합을 위한 방안이 있나.
“혁신과 단결은 충돌하는 가치다.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모든 선거는 갈등이 있다. 대선은 갈등이 가장 심하다면, 총선은 갈등이 가장 많은 선거다. 조용하게 문제없이 가기는 어렵지만 최소화하려고 한다. 우리 당은 다행히 공천 규정이 세세하게 있어서 거기서 벗어나기 어렵다. 당대표라고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네 편이면 불이익을 주고, 내 편이면 봐주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친명으로 분류당한 사람들이 더 많이 피해를 보지 않았나. 가까운 사람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 가진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의 크기가 크므로 가슴 아픈 일이 많이 생긴다.”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출마 선언한 것을 두고 ‘자객 공천’ ‘자객 출마’라는 말이 나온다.
“자객 공천, 자객 출마라는 말은 언어도단이다. 친명이라고 해서 부당하게 가산점을 주고 그러면 모르겠는데, 내부 경선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하는 게 왜 자객인가. 나와 가까운 사람은 경쟁에서 배제하라는 얘긴가. 강경 발언을 했다고 (경선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공천은 당의 이름으로 후보 자격을 주는 건데 아직 공천도 하지 않았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조기에 통합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이라는 게 모두가 권한을 행사할 순 없다. 시스템과 질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덜 싸우자고 특별 당규도 미리 만들어놨고, 감시하는 눈도 많다. 자의적인 공천이나 당 운영이 쉽지 않다. 선대위는 적정한 시기에 띄우는 것이다. 어느 시점이 최적이냐는 판단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최근 탈당했다. 제3지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이 하는 일을 내가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결국 답은 국민 눈높이에 있다. 여의도에 2년 가까이 있으니 판단과 결정 기준이 점점 국민으로부터 멀어져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제나 국민 눈높이를 보려고 노력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며 ‘국민과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말해도 국민이 그렇게 인정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주권자인 국민의 의식 수준은 매우 높다. 여의도에서 하는 분석, 판단과 좀 다를 것이다.”
-’86세대 교체론’이 혁신 방안으로 나오고 있다.
“당내 통합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 나도 586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보통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한 세대를 가리킨다. 그러면 학생운동을 한 게 죄인가. 아니지 않나. 586세대라는 개념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애매모호한 범주다.”
-선거제에 대해 결단을 내릴 시기가 오고 있다.
“계속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린다. 명분과 실리 중 균형점을 찾을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상인의 현실감각, 서생의 문제의식’이란 말이 있다.”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떤 걸 준비하고 있는가.
“오늘 저출생 대응 정책 발표에서 일부러 말을 많이 했다. 오늘 발표한 정책을 뒤집어 생각하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다. 소득, 자산과 관계없이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면 모두에게 지원한다. 그런 현실적인 비전이나 정책을 많이 내려고 한다.”
-총선 영입 인재들이 주목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셀럽(유명인사)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봤을 땐 그렇지 않다. (6호 영입 인재)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왜 이분이 (당의 영입 제안에) 승낙을 했을까, 정치판에 들어왔을까, 아직도 궁금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다. 과학계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도 그렇다. (영입 인재들이) 국민의힘보단 나은 것 같다.”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그대로 나오나.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에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겠는가.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달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 대표가 출마 지역을 바꾸면 따라가겠다’고 했다.
“나를 왜 따라오나. 이해가 안 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평가해달라.
“별로 평가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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