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지진, 작은 총탄이 폭탄 때린 격”...지표면 350㎞ 걸쳐 2~6.7m 수평 이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300㎞ 이상에 걸친 지역에서 지표면이 수미터씩 이동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지각판의 이동과 지진으로 발생한 에너지의 흐름을 파악해 앞으로 발생할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과 중국 지구과학대, 튀르키예 중동공대 연구팀은 19일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지표면의 변화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표면 수평으로 2~6.7m 이동… 진앙서 먼 곳 파열 커
개별 단층대 구조판에 영향…“지구시스템 이해해야”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300㎞ 이상에 걸친 지역에서 지표면이 수미터씩 이동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지각판의 이동과 지진으로 발생한 에너지의 흐름을 파악해 앞으로 발생할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과 중국 지구과학대, 튀르키예 중동공대 연구팀은 19일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지표면의 변화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6일(현지시각) 새벽 4시17분께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00년 중 이 지역에서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후 수차례 강진이 여진으로 이어지면서 수많은 건물과 도로가 파괴됐고 총 5만9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은 튀르키예 동남쪽의 아라비아판이 북쪽으로, 튀르키예를 이루는 아나톨리아판이 서쪽으로 빠르게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라비아판이 움직이면서 아프리카판과의 경계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이어 아나톨리아 단층대가 활성화됐다. 진앙지인 가지안테프는 아라비아판과 아나톨리아판, 아프리카판이 지각판이 겹치는 곳으로 평소 강진이 잦은 지역이다.
연구팀은 지진 발생 다음 날 바로 초기 정찰과 지상 관측을 시작했다. 10일 후에는 300㎞ 거리를 드론으로 촬영해 조사했다. 튀르키예 지진은 가지안테프에서 아나톨리안판 북동쪽을 따라 지표면 파열을 일으켰다.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은 단층대의 길이는 3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이 찾은 현장은 지진으로 인한 지표면 변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일정한 간격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이 어긋나거나, 철길이 일부분만 휘어져 있는 등 지진이 발생한 구역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조사 결과, 튀르키예 지진으로 지역에 따라 지표면이 2~6.7m 수평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라비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만나는 사해 단층대는 2~2.5m가 수평으로 이동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표면에 진원에서 북동쪽으로 약 47.5㎞ 정도 떨어진 동아나톨리안 단층대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강한 파열은 동아나톨리안 단층대에서 발견됐다. 가장 큰 지반 변형과 파열도 진앙에서 가장 가깝지 않은 동아나톨리안 단층대에서 발견됐다. 이 지역에선 3.4~6.7m이 수평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당 3.2㎞에 이르는 최대 에너지 방출량도 동아나톨리안에서 지표면이 파열될 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진앙과 거리가 먼 동아나톨리안 지역에서 큰 지표면 파열이 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응력이 폭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원에서 진행 방향과 직각 방향으로 진동하는 파동인 ‘전단파(Distortional wave)’가 단층대에 전달되면서 지표면 파열이 크게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두고 “총알이 날아가 폭탄을 때린 것이나 다름 없다”며 “아라비아판과 아프리카판의 갑작스러운 작용이 주변 아나톨리아판의 어떤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가 심한 지역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지구 물리 데이터가 지반 변형 특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들을 비교하면 대규모 지진의 물리학과 개별 단층 시스템이 판 운동을 수용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i1519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인터뷰] 전고체 날개 단 CIS “캐즘으로 시간 벌어… 소재·장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美FDA 승인 받았는데 회사 꼼수에 주가 곤두박질”... 분노한 개미들, 최대주주된다
- [르포] “혈액 받고 제조, 36시간 안에 투여” 지씨셀 세포치료제 센터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④ 김성근 포스텍 총장 “문제풀이 숙련공 거부…370명 원석 뽑겠다”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