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 먹기도 좋다” 색과 맛에 얽힌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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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을 보다." '보다'는 입안에서 맛을 음미하는 것일까, 눈으로 보면서 맛을 짐작하는 것일까.
"20세 전후의 남녀 826명을 대상으로 앙케트 용지에 색견본을 첨부하여 색이 식욕 증진에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80% 이상이 영향을 준다고 대답했다. 또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상의 사탕을 주고 한 개만 선택하게 했을 때 색에 의해 선택한 경우가 맛에 의해 선택한 경우보다 많거나, 처음 접해 보는 새로운 음식을 먹을지 말지 결정하는 데 판단요소로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이 음식물의 색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시각이 그리고 특히 색채의 지각능력이 뛰어난 인간에 있어 음식물의 색채는 아주 중요하며 맛의 판단 또한 색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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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 정보 수집·판단에 큰 영향
- 알록달록한 음식은 식욕 부추겨
- 양파·배추망 싱싱해 보이는 효과
- 인류 색채 활용법·발전과정 담아
“음식 맛을 보다.” ‘보다’는 입안에서 맛을 음미하는 것일까, 눈으로 보면서 맛을 짐작하는 것일까. 어느 하나라고 딱 집어 말하기 어렵다.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수저보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먼저다.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은 음식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 맛있어 보인다는 댓글이 군침 흘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줄줄이 달린다. 눈으로 보는 것이 맞는가 보다.
인간은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감각을 뇌로 전달해,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한다. 이 감각기관의 정보 수집 능력은 대략 시각 87.0%, 청각 7.0%, 후각 3.5%, 촉각 1.5%, 미각 1.0%와 같이 기관별로 다르다. 시각으로 얻은 정보가 인간의 이해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우리 속담도 오래도록 말해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색채이론 박사 이상명 교수가 ‘맛을 보다’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맛과 색의 관계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보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여자미술대학에서 색채이론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디스플레이연구소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대학에서 색채 관련 강의를 한다. 색을 통해 세상을 보고 그 속에서 삶의 이치와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연구하며 알리고 있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는 색이 있다. 색은 음식을 아름답게 하기도 하고, 그 색소 자체가 효능과 효과를 가지기도 하며, 나아가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연두 파랑 보라 등 색색 가지 사탕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맛을 상상할까. 체리맛 오렌지맛 메론맛 포도맛을 떠올리게 하는 사탕의 색이 무엇일지 뻔한 답이다. 그런데 다채로운 색상을 지닌 각각의 사탕은 맛 성분은 동일하고 착색료만 다른 사탕이다. 색으로 사탕을 택한 사람들은 자신이 상상하고 기대한 맛을 느낀다. 만약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알록달록한 음식에서 색을 없앤다면 우리가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색은 음식을 돋보이게 한다. 양파를 가득 담은 양파망의 색을 보면 금방 이해된다. 양파를 더 건강하고 싱싱한 음식재료로 보이게 하기에 가장 적합한 색이다. 녹색 배추망은 배추의 푸른 잎을, 흰색 마늘망은 마늘의 흰색을 돋보이게 한다.
이 책은 맛을 느끼는 원리와 색이 보이는 원리부터, 우리가 음식을 통해 하게 되는 색 경험, 인류가 그런 색 경험을 어떻게 이용하고 발전시켜 왔는지, 현재에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풍성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색과 인간과 음식의 관계가 그 중심에 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20세 전후의 남녀 826명을 대상으로 앙케트 용지에 색견본을 첨부하여 색이 식욕 증진에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80% 이상이 영향을 준다고 대답했다. 또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상의 사탕을 주고 한 개만 선택하게 했을 때 색에 의해 선택한 경우가 맛에 의해 선택한 경우보다 많거나, 처음 접해 보는 새로운 음식을 먹을지 말지 결정하는 데 판단요소로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이 음식물의 색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시각이 그리고 특히 색채의 지각능력이 뛰어난 인간에 있어 음식물의 색채는 아주 중요하며 맛의 판단 또한 색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시각과 색과 맛에 대한 비밀 통로를 열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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