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사람의 격이 국격을 높인다
일반화의 오류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봐 주신다면, 상당수의 대한민국 국민은 다른 나라 국민을 일컬을 때 국민 정서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 프랑스 사람, 덴마크 사람, 캐나다 사람.... 그런데 중국이나 일본은 어떨까. ‘중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라는 표현보다는 ‘짱X’, ‘떼X’이라든지 ‘왜X’, ‘쪽X리’라는 단어가 쉽게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들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베트남이나 미얀마 국민들도 ‘베트남 사람’, ‘미얀마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말이다.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이 갖는 감정은 언급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터다. 그런데 중국은 왜 그럴까. 고조선도 고구려, 발해도 다 자기들 역사란다.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 동북공정(東北工程)에서 그렇게 주장한다. 앞서 언급한 역사는 원래 고대 중국의 동북지방에 속한 지방정권인데, 한국의 학자 등이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전제 아래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김치도 자기들이 원조라고 우긴다. 그들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파오차이는 배추류 등을 소금에 절인 식품인데도 배추에 각종 양념을 버무려 발효하는 김치를 패키지로 묶어 버리는 기술, 단연 창조적 사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하긴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동계올림픽에서 한복도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민족이니 더 할 말은 없다.
중국의 각종 논란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니다. 그냥 화가 났다. 공정해야 할 스포츠에서 그들은 또 개입하고 말았다.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 경기 시작 전 심판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느 정도는 편파적인 일들이 발생하겠구나’라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현실은 더 어이 없었다. 자기들이 못하는 축구,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하는 나라에도 쩔쩔매는 축구. “우리가 안 되니 대한민국도 잘 되면 안 돼.” 그 중국인 심판은 90분 내내 이 생각을 머릿속에 넣고 경기장을 뛰어다닌 듯하다. 그러면서 손흥민, 김민재, 조규성 등 대한민국 핵심 선수들에게 무려 5장의 옐로 카드를 날렸다. 스스로 국격을 낮춰 버린 것도 모르고 말이다. 결국 사람이 국격을 만들어 가는 것인데....
외국인들에게 비친 대한민국 국민은 사람일까, 그저 그런 놈일까.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심판이 일본 경기의 주심으로 나섰으면 한다. 그 심판이 우리가 가진 어떠한 국민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성 하나만 가지고 경기를 지배했으면 좋겠다. 그 심판이 보인 국격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될 테니 말이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했네”라는 말과 함께 우리는 다름이 확실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다.
김규태 기자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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