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이틀 만에 이란 보복 공격… 또 다른 전쟁 터지나

윤솔 2024. 1. 1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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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파키스탄을 폭격한 지 이틀 만에 파키스탄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두 나라 사이에서 또 다른 전쟁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 동남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 사라반에서 여러 차례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이란은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국경 도시 코에사브에 있는 반(反)이란 무장 단체 '자이시 알 아들' 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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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갈등 고조… 중동 확전 우려
反이란 무장단체 기지 폭격 대응
이란 언론 “동남부 접경서 폭음”
어린이·여성 등 외국인 9명 사망
수니·시아파 차원 종파 분쟁 관측
비공식 핵보유국 간 충돌에 촉각

이란이 파키스탄을 폭격한 지 이틀 만에 파키스탄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두 나라 사이에서 또 다른 전쟁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 동남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 사라반에서 여러 차례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몇 시간 뒤 파키스탄 외무부는 “오늘 아침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의 테러리스트 은신처에 대해 일련의 정밀 표적 공격을 감행했다”고 공격을 인정했다.
1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의 한 이란-파키스탄 국경 마을 주민들이 미사일 공습현장 모여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정부는 이날 공격으로 어린이 4명과 여성 3명, 남성 2명 등 총 9명이 숨졌으며 모두 이란 국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TV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파키스탄 측의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어 자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 대리를 불러들여 항의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 16일 이란은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국경 도시 코에사브에 있는 반(反)이란 무장 단체 ‘자이시 알 아들’ 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이 지역은 이전부터 이란 방위군과 무장 단체 간 교전이 산발적으로 있었지만, 이란이 파키스탄 영토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공격에 파키스탄 정부는 폭격 직후 자국 주재 이란 대표를 초치하고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는 입장을 내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상대방 영토에 대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최근 위태롭던 두 나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란은 1947년 독립을 선언한 파키스탄을 처음 인정해준 국가로 이후로도 파키스탄은 인구 대다수가 수니파이면서도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양국은 국경 지대에서 이어지는 무장 공격에 대해 오랫동안 서로를 의심해 왔고, 특히 2019년 자이시 알 아들이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이란 혁명수비대대원 27명이 죽은 사건 이후 관계가 급랭했다. 자이시 알 아들은 지난달에도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 경찰서를 공격해 이란 보안요원 11명을 죽였다.

이번 공격이 수니·시아파 분쟁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3일 이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4주기 추모식에서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폭탄 테러로 100명 가까이 사망했다.

특히 국제사회는 두 나라의 갈등이 종파 간 분쟁을 넘어 비공식 핵보유국인 파키스탄과 핵무기 보유 의심을 받고 있는 이란 간 분쟁이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신문 가판대에서 한 남성이 파키스탄의 이란 공습에 관한 기사가 일면으로 실린 조간신문을 읽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의 무력행사는 비교적 무난한 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과의 긴장 고조보다는 대규모 폭탄 테러에 동요한 자국 보수파들과 외국의 군사 동맹을 안심시키고 이스라엘과 미국에 경고를 보내는 ‘과시성 공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이스라엘과 미국 탓이라고 비판하며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이 멈춘다면 역내 다른 위기와 공격들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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