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로 항해하는 고래의 울음

김진형 2024. 1. 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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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출신 한승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는 바다의 울음이 들린다.

춘천에서 울산 장생포로 이주한 시인은 바다와 고래의 이미지를 적극 투영하며 지난 시집의 모호성을 걷어냈다.

시집 후반부에는 '피라미드'처럼 자본으로 구조화된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다.

최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시인은 "우리가 마주한 현실 자체가 고독함을 강화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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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

인제 출신 한승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는 바다의 울음이 들린다.

춘천에서 울산 장생포로 이주한 시인은 바다와 고래의 이미지를 적극 투영하며 지난 시집의 모호성을 걷어냈다.

인간은 살아가기 때문에 고독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인식도 상기시킨다. 울기 좋은 바다, 소래포구의 “썰물은 최후 진술로 빠져나갔다”고 언급한 부분이 그렇다. 시 ‘고래와 나’에서 “내가 모르는 세계로 출항하기 위해서는/나무는 나무이면서 나무가 아니어야 하고/(중략)/현대시는 시이면서 시가 아니어야 한다”고 한다. 아버지의 시간을 이제는 닮아간 50대 중년 남성은 ‘최선을 다해 실패할 것이다’고 다짐한다. 시도 세상도 “내 맘대로 되는 거 하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시 ‘나뭇잎은 벨라치오 벨라치오’에서는 춘천 청평사에서 세르비아로 이어지는 서사가 있다.

그의 시 속에 등장하는 어르신의 ‘창’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음악가 ‘고란 브레고비치’의 음악은 다르지 않다. 그들은 “막걸리 마시고 꽹과리와 태평소로 파르티잔을 노래”한다.

시집 후반부에는 ‘피라미드’처럼 자본으로 구조화된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다. “노조 집행부를 서슴없이 빨갱이라 저주”한 모습과 “동생들의 주먹 서열”을 즐겼던 동네 형들의 꼬드김 또한 다르지 않다. 악의 속성은 인간 자체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시인은 “우리가 마주한 현실 자체가 고독함을 강화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 좋은 시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고정관념을 부수기 위해 고민했고, 형태를 잡아갈수록 미끄러짐을 느꼈다. 장생포 덕분에 시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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