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 블로킹 1200고지에 선 신영석, 정상에서 ‘은퇴’를 그리다[SS현장]

정다워 2024. 1.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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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신영석이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남자부 최초로 1,200 블로킹 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를 마치고 동료들이 뿌리는 물세례를 맞고 있다. 2024. 1. 18. 의정부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국전력 신영석이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남자부 최초로 1,200 블로킹 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를 마치고 동료들이 뿌리는 물세례를 맞고 있다. 2024. 1. 18. 의정부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국전력 신영석이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자신의 서브가 네트에 맞고 득점으로 이어지자 어리둥절해하며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4. 1. 18. 의정부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의정부=정다워 기자]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38·한국전력)의 배구 시계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신영석은 1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세트 초반 통산 블로킹 1200개 기록을 달성했다. 이 경기 전까지 1199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던 신영석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5개를 추가하며 1204개를 적립했다.

신영석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전력은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에 성공했다. 승점 37을 확보해 4위 삼성화재(38점)를 1점 차로 추격한 것도 성과다.

경기 후 신영석은 “개인적으로 너무 늦게 달성해 아쉽다. 원래 지난해가 넘어가기 전에 달성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되지 않아 자책했다. 지난 우리카드전에서는 5세트 경기를 하는데 블로킹을 하나도 못 잡아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도 4라운드 전에 달성해 후련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신영석은 남자부 통산 블로킹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이선규 한국전력 코치의 1056회 기록과 차이가 크다. 3위 하현용(삼성화재, 1017회)의 역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어쩌면 ‘불멸의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신영석은 “다음시즌까지 뛰면 1300개까지는 달성하고 싶다”라면서 “양효진 선수를 따라가고 싶다. 대단한 선수다. 겸손해진다. 두 배 이상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며 여자부에서 1500개 기록을 보유한 양효진을 따라잡겠다고 다짐했다.

신영석은 남자 배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8~2009시즌 드림식스에 입단하며 프로로 입문한 그는 14시즌간 정상급 미들블로커 자리를 지켰다. 통산 4059득점에 서브 299득점으로 300득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연으로 이뤄진 기록은 아니다. 신영석은 “어릴 때부터 분석이 기본이라고 배웠다. 상대 선수의 습관이나 플레이 방식을 달달 외워야 한다. 스텝, 손 모양 등도 중요하고 공중에서 버티려면 엄청난 코어 힘도 필요하다. 잊지 않기 위해 공책도 들고 다닌다. 그래야 후배들에게 더 알려줄 수 있다”라는 자신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다.

남자부에서 거의 맏형에 해당하는 신영석은 선배로서 큰 책임감도 느낀다. 최근 대표팀의 부진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대표팀 경기를 다 봤는데 마음이 아팠다. 죄송하기도 했다. 선배들이 만든 업적이 나 때문에 다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라면서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그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무거운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하지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며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신영석은 자신의 후계자로 삼성화재 김준우를 지목했다. 그는 “김준우가 지난시즌 신인상을 받아서 나도 좋았다. 미들블로커 신인상 수상자가 나 이후로 처음이었다. 기뻤다. 더 잘해서 미들블로커 걱정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경험하고 성장해서 든든한 기둥이 되길 바란다”라는 조언을 남겼다.

1986년생. 올해 우리 나이로 마지막 30대에 접어든 신영석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영석은 “40세까지 하는 게 목표다. 짧으면 1년, 길면 2년 정도 가능할 것 같다”라면서 “어떻게 은퇴하는 게 나다울지 생각한다. 가장 빛나는 순간에 은퇴해야 사람들 기억 속에 남지 않을까 싶다.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신영석이 말하는 “가장 빛나는 순간”은 한국전력의 성적에 달려 있다. 그는 “당연히 팀이 먼저다. 우승하고 은퇴하면 멋있을 것 같다. 혼자 잘해도 팀이 못하면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개인의 은퇴를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영석은 “12경기가 남았다. 연승, 연패를 다 해봤다. 어떻게 준비해야 이길 수 있고 연승할 수 있는지 안다.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봄배구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배구인으로서는 이 상황이 너무 즐거운 것 같다. 꼭 살아남겠다”라며 일단 이번시즌 성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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