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마저 집값 ‘도미노 폭락’…“바닥 한참 멀었다”는 중국
큰 도시일수록 내림폭 더 커
‘GDP 25%’ 부동산 불안에
中, 美와 재무 고위급 회동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70개 주요 도시 기축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4개 도시를 일컫는 1선 도시는 1.1% 하락했다. 각 성의 성도(省都)와 직할시인 청두·항저우·난징·선양·충칭 등 2선 도시와 2선 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3선 도시의 하락률은 각각 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축주택의 가격도 떨어졌다. 1선와 2선 도시는 각각 0.4%씩, 2선 도시는 0.5% 하락했다.
특히 기축주택 가격이 70개 주요 도시에서 모두 하락한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주택가격 하락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축 주택 가격도 70개 도시의 89%인 62개 도시에서 가격이 하락했다. 직전 연도인 2022년 12월 59개 도시에서 신축주택 가격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더 확대된 것이다.
지난달처럼 전국 70개 주요 도시의 기축·신축주택이 하락한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2014년 5월부터 중국의 주택 가격은 1년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급해진 중국 당국은 주택구매 제한 규제를 풀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놨고, 그 결과 2016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침체 기미가 완연하다. 거래는 줄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부동산 판매(면적 기준)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나 줄었다. 돈이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그 여파로 집값 하락 압력도 커지는 형국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중국지수연구원(CIR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개 도시의 연간 기축주택 가격 하락률은 3.5%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상당수가 보유 재산의 80%를 부동산에 투자할 정도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수록 내수와 소비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이 경기순환적·구조적 요인이 맞물려 당분간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자,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미국과 고위급 대화에 나섰다. 미중 관계 안정화를 통한 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한 포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소속 브렌트 네이먼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와 넬리 량 국내금융 담당 차관보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쉬안창넝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처음 열리는 미중 간 고위급 경제 대화다.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국경 간 데이터 규제와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세탁 방지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미중 간 탄력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CASS미국연구소의 마웨이 연구원은 이번 만남에 대해 “코로나19로 회담이 중단된 뒤 3년 만에 재무부와의 소통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존 파이너 미국 국가안보 부보조관을 만났다. 지난 8~9일에는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와 쑹옌차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임이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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