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자로 받아줘”…에이핑크 정은지 수년간 스토킹한 50대 女

서울중앙지법, 징역 1년·집유 2년 선고…“팬으로서 관심 정도 넘어서”
KBS 본관서 강남 헤어메이크샵까지 뒤쫓기도…피고인 측은 항소

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 정은지(사진) 씨를 수년간 스토킹한 50대 여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여성 조 모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조 씨에게 벌금 10만 원과 보호관찰, 120시간 동안 사회봉사를 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 씨는 2020년 3월부터 정 씨에게 “저를 당신의 집사로, 반려자로 받아주시겠습니까”라는 내용 담긴 문자메시지를 포함, SNS와 ‘버블’ 앱 등을 이용해 총 544회의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았다.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던 조 씨는, 같은 해 5월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강남구 소재 헤어 메이크샵까지 정 씨의 차량을 스토킹한 혐의도 받았다. 또 2021년 7월에는 정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현관에 잠복해 있던 중 경찰에 발각되기도 했다.

이후 정 씨 소속사의 경고를 받은 조 씨는 “다시는 (정 씨에게) 문자를 안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반복적인 문자를 보내 결국 정 씨의 소속사가 2021년 8월 조 씨를 고소했다. 정 씨는 지난 2021년 12월 3일 “버블 앱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조 씨는 그 직후 다시 인스타그램 앱을 이용해 문자를 보냈다. 기소된 조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은 일반적으로 팬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보낼 법한 응원, 관심, 애정 등을 표시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일반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버블 앱 등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형태의 접근, 연락까지 동의나 허락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 불안, 두려움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판결본을 송달받은 조 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낸 상태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