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위증, 그 자체로 중대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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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유·무죄, 생사가 걸린 중대한 문제에 대한 위증은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다. 어떤 의미에서는 살인에 필적할 만한 범죄다." 일본 법정추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소설 '파계재판'에서 주인공 측 변호사가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선 진범에게 한 말이다.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까지 한다.
위증으로 처벌을 피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그토록 비판한 '법기술자'의 행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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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증언하지 말라’는 말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십계 중 하나다. 인류 역사에서 위증이 그만큼 사회적으로 큰 문제였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요즘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태도 인간의 본성 탓일지 모른다. 하지만 법정에서 위증은 명백한 범죄다. 법정에서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해야 한다.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까지 한다. 위증은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꿀 수도 있는 만큼 엄벌해야 한다. 위증죄는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판사들이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명백한 위증을 발견하는 사례가 적잖다. 온정주의 성향이 강한 판사들이라 그런지 위증에 엄격할 리 없다. 위증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게 다반사다. 위증 사안을 바로바로 검찰에 고발했다가 법원에서 ‘이상한 판사’로 낙인찍혔다는 얘기도 들린다. 법원 권위를 세우고 재판을 엄정하게 하려면 위증 처벌을 강화하고 법원도 온정주의 판결을 자제해야 한다. 전국 법원에서 위증 10건만 제대로 처벌하면 당장 위증이 싹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현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거짓 알리바이’ 증언을 종용한 혐의로 이 대표의 대선캠프 출신 인사 2명이 엊그제 검찰에 구속됐다. 이 대표도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되자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위증으로 처벌을 피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그토록 비판한 ‘법기술자’의 행태가 아닐까.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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