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호의플랫폼정부] 따뜻한 정부, 국민은 말보다 결과 원해

2024. 1. 1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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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집권 3년차인 올해 국정운영 기조를 '따뜻한 정부'로 정했다.

과거 정부들도 따뜻해지려고 노력했지만, 국민이 느끼기에 미흡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적어도 국민이 보기에 과거 정부와 달리 현 정부가 말하고 실천하려는 따뜻한 정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를 국민도 함께 공감해야 새해의 국정운영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권 초기에 내세웠던 애자일 정부(민첩한 정부)를 제대로 추진하고 성과를 냈다면 국민이 이미 정부를 따뜻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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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와 공공기관도 함께 노력을
문제점 사전예방·신속해결이 원동력
윤석열정부가 집권 3년차인 올해 국정운영 기조를 ‘따뜻한 정부’로 정했다. 삶에 지친 국민의 처지에서 보면 다행이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모습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국민에게는 일면 차갑게 다가왔을 것 같다.

국정 기조란 정부 운영의 기본 철학, 방향과 추구하는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생색내기 사업 몇 개하고 눈에 띄는 사례 몇 개 국민에게 제시하며 말만 앞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가 무조건 한 방향으로만 갈 수 없다는 것을 국민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어떻게 치우치지 않게 드러내느냐가 중요하다.

따뜻한 정부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정부들도 따뜻해지려고 노력했지만, 국민이 느끼기에 미흡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입히는 것만으로 갑자기 정부가 따뜻해지지 않는다. 갈 길이 바쁜 현 정부가 올해 국정 기조를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서 몇 가지 짚어볼 사항이 있다.

먼저,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따뜻한 정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분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국민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대응하려면 올해 국정 기조의 의미를 공무원들이 확실하게 인지해야 헛수고를 줄일 수 있다. 국민의 요구, 민원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과거 정부에서도 항상 강조했고 무언가를 추진했었다. 적어도 국민이 보기에 과거 정부와 달리 현 정부가 말하고 실천하려는 따뜻한 정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를 국민도 함께 공감해야 새해의 국정운영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권 초기에 내세웠던 애자일 정부(민첩한 정부)를 제대로 추진하고 성과를 냈다면 국민이 이미 정부를 따뜻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둘째로, 중앙정부만이 따뜻한 정부의 주체가 되면 지속할 수 없고 실패한다. 현장에서 행정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지방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함께해야 한다. 행정부만 따뜻해서도 안 된다. 국회도 국민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려는 행정부의 노력을 도와야 한다. 법 제도의 제(개)정이 필요하다면 제삼자가 아니라 주체의식을 갖고 신속하게 협력해야 한다. 사법부 역시도 자기 일처럼 챙겨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혁신하고 따뜻한 정부를 구현할 수 있는 나름의 방안을 마련하여 동참해야 한다.

끝으로, 따뜻한 눈으로 국민을 바라보되 머리는 차가워야 한다. 국민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는 국민은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해결하는 능력은 결국 따뜻한 정부의 원동력이다. 그 핵심은 과학적인 문제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안 개발과 가능한 최적안을 신속하게 선택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결국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려면 합리적이며 냉철한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 국정 기조의 의미가 가볍지 않은 만큼 무턱대고 지시하는 것보다는 정부의 역량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도 살피길 바란다.

따뜻한 정부가 좋은 정부가 될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국민의 피곤한 삶을 조금이라도 더 녹여줄 수 있다면 나쁜 정부는 아닐 것이다. 국민은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올해 말 그 성과를 국민이 어떻게 느낄지가 궁금하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인간과 인공지능(AI)이 어우러져서 일하는 하이브리드 정부가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AI 기반 정부와 따뜻한 인간적 정서를 어떻게 조화롭게 엮을 수 있을지 이번 기회에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철호 숭실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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