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열심히 돌본 게 죄?”…문 닫기 직전이라는 공공병원, 왜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 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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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공공의료기관들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적십자병원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을 때 코로나19 환자를 받느라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 병원을 떠났다"며 "지정이 해제된 후에도 환자 수가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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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수 회복안돼 의사들도 떠나” 적자
대형 민간병원은 정부지원 받아 호실적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공공의료기관들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민간 상급종합병원 ‘빅5’는 같은 기간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데 모든 자원을 투입한 공공병원에는 정부가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고 민간병원에는 중증환자 병상 확보 등과 관련해 많은 지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22 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손실은 2019년 340억원에서 2020년 703억원, 2021년 577억원, 2022년 727억원으로 늘었다. 또 다른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적십자병원의 의료손실은 2019년 54억원에서 2022년 239억원으로, 서울의료원은 2019년 288억원에서 2022년 815억원으로 불어났다.

서울적십자병원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을 때 코로나19 환자를 받느라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 병원을 떠났다”며 “지정이 해제된 후에도 환자 수가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형외과 등 외과 의사들이 수술환자를 볼 수 없게 되자 손기술이 떨어진다며 병원을 떠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적십자병원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서울적십자병원의 외래·입원환자는 28만5000여명이었는데 2022년 18만7000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2020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던 서울의료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통상 병상 가동률이 80%가 넘었는데 감염병 전담병원 해제 당시에는 40%가 채 되지 않았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내보내고 총력을 다해 코로나19에 대응한 결과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공공의료기관의 상황이 나빠진 것과 달리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의 실적은 크게 좋아졌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의료이익이 2019년 551억원에서 2020년 266억원, 2021년 1262억원, 2022년 1690억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대가 등으로 정부가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지급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회계 결산서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타의료수익’ 중 ‘기타수익’으로 잡았다. 2019년 49억원이었던 기타수익은 2021년 733억원, 2022년 1097억원으로 증가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2019년 51억원이었던 의료이익이 2021년 753억원, 2022년 684억원으로 늘었다. 세브란스는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부금 수익으로 잡았는데 이 역시 2019년 152억원에서 2021년 848억원, 2022년 839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타수익으로 잡았는데 2019년 67억원이던 것이 2021년 436억원, 2022년 701억원으로 불어났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당시 정부가 코로나19 중증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병원에 많은 수가를 얹어 보상했다”며 “민간병원들은 일반 기능을 모두 유지했기 때문에 수익이 났지만 공공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환자만 돌봤기 때문에 환자들을 주변 병원에 다 뺏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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