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화가 활활…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막식 미리보기
우주비행사가 꿈인 강원도 산골 소녀 ‘우리’는 얼음도깨비(아이스고블린)를 만나 우주로 여행을 떠나 자 신의 미래를 찾아 나선다. 과연 미래의 우리는 꿈을 이루었을까.
19일 개막하는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우주’다. 종교·인종·국적·세대를 넘어 ‘모두 함께’라는 뜻을 지닌 ‘우리’의 우주 탐험이 약 1시간 반 동안 강릉 스피트스케이장(강릉 오발)을 수놓을 예정이다. 인면조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면, 이번에는 얼음도깨비가 파격적인 모습으로 신스틸러로 등장한다.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양정웅(55) 연출가는 11일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간담회에서 “대우주 속 우리 청소년들이 저마다 빛나는 소우주이자, 가능성을 가진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이 함께 만드는 개회식
성인 올림픽 개회식은 개최국의 위상과 국력을 과시하는 게 목적이다. 최고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화려하고 웅장하게 공연을 꾸미고 각종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하지만, 이번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춰 여러 공연을 준비했다. 양정웅 감독은 “대규모 연출은 지양하고 소박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연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1’(엠넷) 우승팀인 턴즈가 청소년 댄서들과 교복을 입고 함께 춤을 선보이고, ‘범내려온다’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강원 지역 아마추어 청소년 댄서들과 공연을 준비했다. 황지영 대회 연출은 “처음에는 쭈뼛거렸던 친구들이 한 해, 한 해를 거치며 엄청나게 발전했다. 모든 청소년이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꿈을 펼치는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좋겠다”며 합동 공연을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티스트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팝 스타보단 루네이트(LUN8), 트리플에스와 같은 신예 그룹을 섭외했다. 양 감독은 “청소년 올림픽답게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스타들로 무대를 준비했다. 모두가 스타이자 빛을 내는 존재라는 개회식 주제에 맞춰 일관성 있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총 300여명의 출연진이 총 네 가지 문화공연에 참여해 강원도 소녀 ‘우리’의 우주 여정을 시적·예술적인 장면으로 연출할 예정이다.
올림픽 최초 디지털 성화
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성화도 디지털로 구현된다. 올림픽 역사상 첫 시도다. 실물 성화가 점화하는 동시에 야외에 조성된 디지털 성화대에서 불이 켜져 올림픽 기간(14일) 내내 타오른다. 양정웅 감독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실시간 날씨 데이터를 디지털 성화대에 적용했다.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부는 모습도 디지털 성화대에 그대로 나타난다”며 “아나몰픽(착시 현상을 활용한 입체감 구현 기법)을 활용해 입체적이고 생생한 불이 14일 동안 주변을 밝힐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오장환 개회식 총괄 프로듀서는 “(기존 올림픽에서) 물리적인 불이 있었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성화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식 또한 올림픽 최초로 강릉 오발과 평창돔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평창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와 더불어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의 감동이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의 열기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평창돔에서는 화사, 비와이 등 유명 가수들이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 오장환 프로듀서는 “이원 생중계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위험한 부분도 있어 일부는 사전녹화와 라이브를 결합한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개회식 성화 점화 장면에서 평창과 강릉을 연계해 연출하는 장면이 있으니 눈여겨 봐달라”고 말했다.
개회식이 끝나면, 강원특별자치도 4개 도시(강릉·평창·횡성·정선) 경기장에서 79개국 1500여명의 선수가 7개 경기(스케이팅·아이스하키·컬링·스키·바이애슬론·봅슬레이 스켈레톤·루지), 15개 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열전을 펼칠 예정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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