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살해’ 수리남 잔혹 독재자, 20년형 확정뒤 잠적…체포영장

곽선미 기자 2024. 1. 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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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자 잠적한 남미 수리남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수리남 경찰은 야당 정치인 등 15명을 살해한 죄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뒤 자취를 감춘 데시 바우테르서(78) 전 대통령 신병 확보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받았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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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이자 수리남 전 대통령인 데시 바우테르서(78)가 1982년 정적 15명을 납치해 고문, 학살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최종 선고 받은 후 종적을 감춰 수리남이 혼란에 빠졌다. 사진은 바우테르서의 모습(왼쪽)과 그의 아내가 바우테르서 실종 후 자택 앞에 몰린 인파에 무죄를 주장하는 모습. AP 뉴시스
1980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뒤 2020년 권좌에서 내려온 수리남의 독재자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월5일(현지 시간) 수도 파라마리보에서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살인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자 잠적한 남미 수리남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수리남 경찰은 야당 정치인 등 15명을 살해한 죄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뒤 자취를 감춘 데시 바우테르서(78) 전 대통령 신병 확보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받았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수리남 경찰은 이날 홈페이지에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위 사람을 목격한 사람은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게시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 이후 "형 집행기관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시한인 지난 12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0년 유혈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2년 후인 1982년 12월에 변호사, 언론인, 대학교수, 기업가 등 반정부 인사 16명을 납치해 고문하고 이들 중 15명을 수도 파라마리보의 옛 요새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9년과 2021년에도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했고, 지난해 12월 20일 최종 판결에서 20년 징역형을 받았다.

대법원은 바우테르서의 나이를 고려해 현재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을 내렸으며, 더 이상 상소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재판이 시작된 지 16년, 학살 후 41년 만이다. ‘12월의 살인’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바우테르서는 학살에 대한 일부 ‘정치적 책임’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반정부 인사 납치 고문 등으로 인해 1987년 국제사회 압력으로 정권에서 물러났다가 곧이어 2차 쿠데타와 선거를 반복하며 2020년까지 대통령을 지내기도 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부인은 현지 취재진에 "(재판은) 정치적 절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방식으로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60만 명가량의 작은 남미 국가 수리남은 넷플릭스 영화 ‘수리남’의 배경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바우테르서는 ‘수리남’에서 등장하는 마약 거래 가담 대통령의 모티브를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빈곤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 일부 시민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모여 노래를 부르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AFP는 전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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