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신년 회견 여부 난상토론…김치찌개 오찬도 검토
“대통령, 수준 높은 대화 원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일부 수석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과 신년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관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일부 참모들을 긴급 소집해 신년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난상토론을 벌여보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지, 안 하게 된다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장단점을 논의했다”며 “해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사례는 어떤지도 들여다봤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경우 윤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 발표 뒤 대통령실 기자실을 찾아 “올해는 김치찌개도 같이 먹으며 여러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기자들과) 수준 높은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며 “국정에 관한 모든 것을 얘기할 준비가 돼 있지만 (수준 높은 대화를 할) 준비가 된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회견이 열릴 경우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나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은 것과 관련한 질문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반면 김 여사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경우 불통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4월6일 신문의날 행사에서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대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했을 만큼 언론과의 소통 의지를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17일 열린 취임 100일 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18일 출근길 문답을 끝으로 언론과의 소통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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