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남성 출산휴가 신청하면 바로…휴직 중심 정책, 경력단절은?

선담은 기자 2024. 1.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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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택배'를 배달하러 왔습니다. (택배 상자를) 열어봐주셔도 될 것 같은데요."

빨간색 조끼와 장갑을 착용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스타트업 사무실에서 '국민택배'라고 적힌 상자를 이 회사 최두아 대표에게 건넸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아이맞이 아빠휴가')를 현행 10일에서 1개월로 늘리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도 현행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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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강남구 중소기업 휴레이포지티브에서 총선 1호 공약 저출생 대책 일·가족 모두행복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약 발표를 한 위원장이 택배 1호사원으로 국민택배 정책배송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택배’를 배달하러 왔습니다. (택배 상자를) 열어봐주셔도 될 것 같은데요.”

빨간색 조끼와 장갑을 착용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스타트업 사무실에서 ‘국민택배’라고 적힌 상자를 이 회사 최두아 대표에게 건넸다. 최 대표는 두살배기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최 대표가 연 상자엔 ‘일·가족 모두 행복’ 정책의 내용이 적힌 액자가 들어 있었다. 국민의힘이 4월 총선 1호 공약으로 준비한 저출생 대책이었다. 이날 발표는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택배 1호 사원’인 한 위원장과 ‘동료 사원’인 유의동 정책위의장, 홍석철 공약개발본부 총괄본부장이 배송한다는 ‘국민택배 정책배송’ 콘셉트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우선, 부총리급 ‘인구부’를 신설해 현재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는 저출생 관련 대책을 통합·총괄하겠다고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나 보건복지부(의 저출생 정책), 저희가 폐지를 공약했던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등을 신설되는 인구부로 (통합)해서, 인구를 유지하고 늘리기 위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여가부 업무는 인구부 업무의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인구부에 여가부를 흡수·통합해 폐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아이맞이 아빠휴가’)를 현행 10일에서 1개월로 늘리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도 현행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육아휴직 급여의 25%는 복직 뒤 6개월 이상 근무할 때 지급하는 ‘사후지급금 제도’ 폐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배우자에게도 임신 중 육아휴직 사용을 허용하고,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만 하면 바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육아휴직자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이들을 겨냥한 보상 방안도 제시했다. 육아휴직 대체인력에게는 ‘채움인재 인센티브’를 주고, 중소기업의 경우엔 대체인력 지원금을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인상(대체인력으로 경력 단절자, 중고령 은퇴자를 채용할 땐 240만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육아 동료수당’을 신설해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울 경우 휴직자의 업무를 부담하는 동료 직원에게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 밖에도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프리랜서·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에게도 일·가정 양립 제도 확대 도입 추진 등도 이 대책에 담겼다.

국민의힘은 고용보험 기금과 기존 조세 수입의 일정률,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저출생대응특별회계’를 신설해, 관련 재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정확한 추계를 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정책은 구호가 아니라 바로 실천 가능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가부 폐지 여부, 결혼한 부부와 그들의 자녀만 염두에 둔 점 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녀 출산 여성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등 기업 내 ‘유리천장’ 현상인데, 여가부 폐지를 전제로 인구부를 신설하겠다는 건 문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한 게 아닌가 싶다. ‘정상가족’이 아닌 한부모가족 등을 위한 지원책도 포함돼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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