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뒷북 한동훈의 ‘정치개혁’…“출판기념회 금지, 다음 선거부터”

손현수 기자 2024. 1. 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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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법상 이미 지난 11일부터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뒷북'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출판기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필요가 없고, '책 판매 수익금'의 한도가 없기 때문에 다수의 출마자들은 지지자들에게 책값의 몇배에 이르는 판매금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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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법상 이미 지난 11일부터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기 때문에 ‘뒷북’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출마자들이) 지금까지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값보다 훨씬 큰 돈을 받는 식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게 사실상 허용됐다. 국민의힘은 출판기념회 형식을 빌려서 정치자금을 받는 관행을 근절하는 법률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이를 5번째 정치개혁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찬성하면 바로 입법될 것이고, 반대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저희가 승리해서 통과시키겠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 이슈에서 다른 소리 하며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철이 되면 현역 의원 등 출마자들은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연다. 출판기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필요가 없고, ‘책 판매 수익금’의 한도가 없기 때문에 다수의 출마자들은 지지자들에게 책값의 몇배에 이르는 판매금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위원장의 출판기념회 금지 입법 공약은 이번 총선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출판기념회는 선거법상 총선 90일 전부터 금지된다. 지난 11일부터는 이미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다. 다수 출마자들은 이미 출판기념회를 마친 상태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아쉬운 점이기는 하지만, 다음 선거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의 정치 개혁 시리즈가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출판기념회 금지 또는 투명화’ 법안은 지난 19,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적이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와 △당 귀책으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정수 50명 감축은 과거 인요한 혁신위원회(불체포특권 포기)와 정진석 비대위(귀책사유 재보선 무공천), 김기현 전 대표(의원 정수 감축)가 내놓거나 이미 실행한 방안이다.

정병기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한 위원장이 말하기 전부터 이미 계속 이야기가 나왔던 방안들로 새롭고 뾰족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문제는 선거 전에는 한다 하고, 끝나면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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