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사용후 배터리, 짐 아닌 기회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인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이제 미래 모빌리티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내연기관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엔진으로 구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매연이 나온다. 이 때 혁신적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전기차인데 초기에는 배터리 작동 시간도 짧고 충전 또한 번거로워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전기차가 상용화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다름 아닌 리튬을 사용한 이차전지 즉,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보기 힘들었던 전기차는 이제 시시각각 목격이 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필자도 3~4년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 감흥이 없을 정도니 대중화가 굉장히 빠르게 되어가고 있다. 전기차는 2023년 기준 국내에만 약 50만 대,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대에 이를 정도로 그 보급률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럽 등의 전기차 속도 조절 정책과 배터리 인프라의 저조한 발전으로 최근에는 그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은 바로 배터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수명은 평균 5~7년 정도이며 약 1000번 정도 충전하고 나면 효율을 다한다. 전기차의 보급 시기와 보급률로 판단해보면, 앞으로 2~3년 후에는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후 배터리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 있어 배터리 처리 문제는'예견된 미래'이기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세대에게 '내려놓을 수 없는 영원한 짐'이 될 수 있다. 결국 예견된 미래를 불청객이 아닌 반가운 손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후 배터리를 얼마나 어떻게 적절히 재활용하느냐에 달렸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에 미래형 모빌리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자 전기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변곡점(Tipping point)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선진국들은 이차전지 생산과정에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앞다퉈 제정하며 시행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는 이차전지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양인 탄소발자국을 공개하도록 법제화하는 한편, EU 시장에 진출하는 배터리 기업의 생산-해체-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친환경성 및 안전 문제에 대한 철저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다 쓴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을 통해 원료물질을 만들어 내고 다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는 자원순환형 공장을 설립하고 운용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시기에는 어쩌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신재생에너지보다는 산업부산물 등 각종 폐기물을 최소화해 재활용하고, 그 재활용 공정에서 탄소와 오염물질 등의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일반적인 배터리 재활용 습식 처리 과정에서는 황산과 가성소다가 사용되기 때문에 다량의 폐수가 발생하고, 블랙매스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가스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친환경 배터리 재활용 기술로는 배터리 1개당 온실가스를 48.8kg씩 감소시킬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탄소중립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기에 사용후 배터리 기술의 고도화는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또 하나의 과제는 바로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배터리의 제조에 필요한 원광인 핵심광물, 배터리 제조와 사용후 배터리의 재활용까지도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이 되려면, 배터리의 탄소발자국 생애주기관리(LCA:Life Cycle Assessment) 측면에서 도덕적이고 친환경적인 핵심광물의 생산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의 충전, 환경부하가 적은 재활용 공정 등 '지구환경'을 고려한 기술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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