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거장의 설계 vs 첫 오티에르… 부산 新랜드마크 수주 `총력전`

박순원 2024. 1. 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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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현장을 가다
삼성, 공사기간 63개월 제안
세계적 건축가들과 협업 강조
포스코, 총 공사비 250억 측정
주차대수 확장… 세대당 1.8대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홍보관 내부 모습. <사진 박순원 기자>
삼성물산 래미안 S팰리스 부산 모형도. <사진 박순원 기자>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시티즌파크' 모형도. <사진 박순원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비 1조4000억원 규모 부산 진구 시민공원 촉진2-1구역(이하 촉진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수주전 벌이고 있다. 재개발 시장에서 실질적 경쟁 입찰이 성사된 것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촉진구역은 부산 시민공원 일대에 최고 69층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등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재개발이 끝나면 부산 최고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오후 찾은 촉진2-1구역 재개발 현장. 이곳에 설치된 양 사의 홍보관은 사업 조건을 듣기 위해 찾은 조합원 인파로 가득했다. 각 사 직원들은 조합원들에게 자사의 강점을 설명하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삼성물산 "네옴시티 참여자가 설계"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S팰리스 부산'을 제안했다. 건축·주택 부문 총괄 김상국 부사장을 필두로 김도형 주택수주 팀장(상무) 등 임원들이 직접 나서 조합원들에게 사업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경쟁사 포스코이앤씨와 달리 OS(홍보직원)을 고용하지 않았다. 시공사로 선정되기 전부터 책임을 다해 수주전을 치르겠다는 의지다.

삼성물산은 세계적 건축 거장과의 협업도 강조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더 라인' 프로젝트 총괄을 맡은 건축사·미국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드'가 이끄는 조경 회사가 '래미안 S팰리스 부산'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공사비 인상을 최소화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통상 재건축 공사비 산정 방법은 △소비자 물가지수를 적용하는 방법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의 산술 평균 △건설공사비 지수를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건설공사비는 원자재 급등으로 최근 2년간 30% 이상 가격이 뛴 상황이다. 반면 같은 시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6% 수준에 그친다. 현 시점에서 공사비 인상분을 소비자 물가지수로 산정하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유리하다. 삼성물산은 공사비 인상을 최소화 하는 방식인 소비자 물가지수 적용 방식을 제안했다. 경쟁사 포스코이앤씨의 공사비 인상은 소바지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의 산술 평균으로 적용된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공사기간은 착공후 63개월. 삼성물산은 세계에서 초고층 타워를 가장 잘 짓는 건설사로 세계 1위 높이 아랍에미리트 '부르즈할리파'와 2위 높이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준공 실적을 가졌다. 삼성물산은 초고층 타워 준공 실적을 바탕으로 포스코이앤씨(65개월)보다 짧은 공사기간을 제안했다. 공사기간이 짧아지면 조합원의 금융 비용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 삼성물산은 모기업 신용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공사비 갈등을 최소화하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준공 당시 천재지변에 준하는 공사기간 연장 사유가 있었지만, 조합에 책임을 묻지 않고 적기 준공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은 국내 최고 기업이다 보니 공사기간 지연 사유가 발생해도 준공 시기를 늦출 수 없는 회사"라며 "조합의 실기로 입주 지연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도의적 책임을 함께 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부산에 첫 '오티에르' 적용

포스코이앤씨는 단지명으로 '오티에르 시티즌파크'를 제안했다. 오티에르는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2022년 런칭한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총 공사비를 250억원 가까이 낮게 책정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구역 재개발 총 공사비를 1조3270억원 수준으로 제안했다. 경쟁사가 책정한 총 공사비는 1조3550억원이다. 그러면서도 마감재와 창호, 주차 공간은 더 넓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촉진구역이 초고층(69층)으로 지어지는 점을 고려해 단열성능을 극대화한 독일 창호 브랜드 '베카'를 적용하기로 했고, 주방 원목마루와 주방가구에도 외산 마감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준공 경험을 살려 촉진구역 상업시설 가치를 높이고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시의 원안설계보다 넓은 주차공간을 제안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 구역 주차 대수는 세대당 1.5대 수준이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주차 대수를 확장해 세대당 1.8대를 제안했다.

다만 이는 부산시로부터 경미한 설계변경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판단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재개발 조합이 요구하는 주차 시설 확대 요구를 반려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2년 하반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 세대당 주차대수를 2.5대 수준으로 제안해 시공사로 뽑혔지만, 지난해 4월 부산시가 승인을 거부하면서 통과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당시 해운대구는 우동3구역 조합에 세대당 주차 대수를 원안인 세대당 1.2대 수준으로 줄이라고 권고하며 교통영향평가 승인을 거부했다. 재개발 아파트 주차 대수를 부산시 원안보다 확대할 경우 주변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창호, 마감재 등급 수준은 오히려 높다"며 "또 촉진3구역 등 인근 재개발 단지 평균 주차대수가 세대당 1.8대 수준인 만큼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주차공간 확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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