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증원=포퓰리즘'이라더니... 5년 만에 공공기관 채용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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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10% 늘린 2만4,000명 이상 뽑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2024년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열고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공공기관은 총 2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수요가 높은 6개월 청년 인턴도 1만 명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며 "어려운 취업 여건에서도 공공기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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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슬림화' 강조와 상반
경영평가 2점 가산점 지급 유력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10% 늘린 2만4,000명 이상 뽑겠다고 밝혔다. 꽁꽁 얼어붙은 청년 취업시장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린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하지만 불과 3개월 전 ‘공공기관 효율화’를 강조하며 공무원 인원 감축을 발표했던 점을 고려하면, 총선 앞 청년 표심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2024년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열고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공공기관은 총 2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수요가 높은 6개월 청년 인턴도 1만 명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며 “어려운 취업 여건에서도 공공기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은 정부'를 내건 윤석열 정부 들어 신규 채용 규모를 △2022년 2만5,357명 △2023년 2만2,000명으로 줄여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직원 많다"더니...
이는 윤 정부가 내건 ‘공공부문 긴축’ 기조와는 다른 결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 직원 숫자도 많고, 벌려 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국가를 기업에 비유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매년 8,000명 넘게 채용 규모를 늘려 비대해진 공공부문을 비판한 것이다.
취임 직후 발표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선 공공부문의 비대한 조직과 인력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임기 내 공무원 정원도 증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올해까지 약 5,000명의 국가공무원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불과 3주 전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023년 수준’보다 2,000여 명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정부 "효율화 기조 그대로" VS 공공기관 "이제 와서 더 뽑으라니"
다만 정부는 ‘효율화 기조는 그대로’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2년 간 공공기관 정원 1만 명을 줄인 상태로, 앞으로 전체 정원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뽑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청년을 최대한 뽑겠다는 것”이라며 “퇴직자, 육아휴직자 발생 등으로 채용 여력이 생긴 공공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어느 기관에서 몇 명을 더 뽑을지 등 구체적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공공기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확실한 유인책(인센티브)을 내걸었다. 최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신규 채용 노력에 대한 경영평가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예산·인력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시 △청년 채용 △핵심 국정과제 부문에 2점 이내의 가점을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경영평가에 따라 예산과 인원 등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는 공공기관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는 기관에서 가장 예민해하는 평가로 1, 2점 차이가 등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 초기엔 채용 인원을 줄이라고 강조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늘리라는 셈이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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