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는 시작일뿐…국내 제작사들 글로벌 흥행 노린다
비용·시간 많이 들지만 성공시 다른 해외시장 공략으로 연결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한국 공연제작사가 단독으로 기획한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오는 4월 브로드웨이 개막을 확정지으면서 국내 공연계의 세계 진출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뮤지컬의 '본고장'이자 연극이나 뮤지컬 종사자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여겨지는 브로드웨이인 만큼, '위대한 개츠비'의 이번 도전에 국내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춘수 대표의 네 번째 브로드웨이 도전…타 제작사들도 진출 타진 중
신춘수 대표가 이끄는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오는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다.
국내 제작사가 브로드웨이에서 단독으로 공연의 기획과 제작을 이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신 대표에게는 이번이 네 번째 브로드웨이 도전이다. 2009년 '드림 걸즈'를 제작해 미국 공연제작자·극장주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의 한국 최초 정회원이 된 그는 앞선 도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4년 '홀러 이프 야 히어 미', 2015년 '닥터 지바고'를 공동 제작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으나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신 대표가 작품 개발을 주도하는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전 작품들과 다르다. 그는 과거에도 브로드웨이 작품에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파트너 프로듀서와 협업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반면 '위대한 개츠비'는 신 대표가 기획과 제작까지 모두 단독으로 이끈 작품이다. 그는 2020년 창작진을 꾸리는 과정부터 캐스팅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며 공연을 제작했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브로드웨이에서 프로듀서로 자리를 잡으려면 사전 정지작업과 함께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현지의 창작진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역량도 필수적이어서 프로듀서로 공연을 올리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신 대표는 "브로드웨이에서 오랜 기간 흥행 작품으로 사랑을 받으면 프로듀서로 작품 제작 역량을 인정받고 프로듀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게 된다"며 "'위대한 개츠비'가 성공하면 오디컴퍼니가 새롭게 창작하고 있는 작품을 선보일 기회도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의 타 제작사들도 리드 프로듀서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방향을 계획하고 있기에 신 대표의 도전은 국내에서 더 관심을 모은다.
2012년 '보디가드'를 비롯해 '킹키부츠', 'MJ' 등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흥행을 거둔 CJ ENM은 점진적으로 직접 개발한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브로드웨이 진출을 노리는 라이브러리컴퍼니는 현재 자체 제작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본공연을 준비하는 단계이며, 라이브 역시 '마리 퀴리'의 영국 쇼케이스 공연을 마친 상태다.
브로드웨이는 더 큰 시장 열어주는 창구…비용 크지만 해볼만 한 도전
제작사 입장에서 브로드웨이 진출은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는 문을 열어주는 창구다. 큰 비용이 들어가는 시도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도전인 셈이다.
현지에서 제작 인력을 고용하고 프로듀싱하는 비용과 공연을 제작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위대한 개츠비'의 경우 프리미어 공연에만 600만 달러(약 80억원)를 투자했다.
또 브로드웨이는 매주 수익성과 작품성을 따져 공연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에 개막 이후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유명한 동명의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라 현지 관객과 평단에서는 더 날카로운 잣대로 작품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저작권이 2021년 만료됨에 따라 오디컴퍼니가 주도한 '위대한 개츠비' 외에 또 다른 뮤지컬 '개츠비'도 오는 5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예정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무대와 빅밴드가 들려주는 재즈풍의 음악 등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수상한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의 음악, 마크 브루니의 연출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만약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두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들인 만큼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약 4천500억원 규모인 데 비해 브로드웨이의 매출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두면 다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다.
최윤하 CJ ENM 공연사업부 PD는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매출도 크지만, 해당 작품의 플래그십(주력 사업) 역할을 해 웨스트엔드, 북미투어, 호주, 유럽 등 국가별 프로덕션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글로벌 프로덕션 제작으로 이어지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제작자들이 거둬들일 이익이 상당히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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