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시장 사건 재수사하는 검찰, 그럼 김건희는 뭔가
검찰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재수사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2020년 1월 검찰총장 재직 당시 불기소 처분한 사건을 다시 들춰낸 저의가 궁금하다. 범죄 혐의에 검찰이 수사하는 일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사건은 외면하면서 야권 인사들에게만 무자비하게 칼을 휘두르는 검찰의 편향성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 수사는 철저히 야권에만 맞춰져 있다.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도 지키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 성남FC, 백현동,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특수부 검사 10여명으로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꾸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민주당 인사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도 문재인 정부가 집값 등 국가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의 울산시장 사건 재수사 결정에는 법원의 유죄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의원(당시 울산경찰청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도 유죄가 선고됐다. 이들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으므로 재수사를 통해 이들의 상관이던 조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의 개입을 밝혀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토록 법원 판단을 중시하는 검찰이 김 여사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 재판 결과는 무시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법원은 지난해 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주가 조작에 김 여사 계좌가 최소 3개 활용되고, 2010년 10월 이후 2차 작전 시기에도 김 여사 계좌가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검찰 스스로 김 여사와 그의 어머니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견서까지 법원에 냈다.
김 여사 따로, 야권 따로인 검찰의 수사 잣대를 용납할 수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김 여사 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 부부가 입장 표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여사 사건을 뭉개고 있는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을 재수사하는 것은 이들의 총선 출마를 막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검찰은 편향된 칼날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정치에서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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