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그 국회의원은 왜 끌려나갔나?…"위해 행위"·"인사했을 뿐"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1. 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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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경호원들이 국회의원의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끌려나간 의원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인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통령에 대한 위해 행위로 판단할 만한 상황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

"아니다.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인사말을 건넸을 뿐이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

윤 대통령과 강 의원이 악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대통령실과 강 의원의 상황 설명이 너무 다릅니다. '과잉 경호'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경호원에 끌려나간 강성희

전라북도 전주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이 열렸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리 입장해 자리 잡은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며 무대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중앙 좌석쯤 왔을 때 진보당 강성희 의원과 웃으며 악수했습니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전북 전주시을입니다. 국민의힘 이용호 ·정운천 의원, 민주당 김수흥·윤준병·이원택·양경숙 의원 등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과 함께 행사에 초청된 겁니다.

악수 도중 강 의원이 윤 대통령 손을 잡은 채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들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립니다.

악수하던 강 의원이 큰 소리를 쳤다고 설명하는 참석자들이 있는데요, 강 의원은 그런 설명 없이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는 인사말을 건넸다고만 상황을 전했습니다. 진보당도 "악수를 하는 도중 인사말을 건넨 상황으로 의원이 소동을 일으키거나, 대통령을 가로막은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명의 경호원이 달려들어 강 의원의 입을 막으며 제지에 나섰습니다. 경호원들은 강 의원을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고, 강 의원은 다시 행사장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내 사지를 들어서 끌어내고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며 "입을 틀어막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안경도 빼앗겼다"고 전했습니다.

또 "행사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해도 못 들어가게 막았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이렇게 사지를 들어서 내쫓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진보당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

강성희 의원과 진보당은 격앙됐습니다. 강 의원은 "국민의 마음을 전하는 통상적인 인사였을 뿐인데 그 한마디가 그렇게 거북했느냐"며 '국정 기조 바꾸라'는 건 당연한 요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은 장사가 안되고 경제가 안 좋아 줄도산과 폐업의 공포에 내몰려 있음에도 부자들의 세금을 대폭 깎아주고, 역대급 세수 펑크로 서민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것은 국민의 절실한 염원이자 준엄한 명령"이라는 겁니다.

강 의원은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대통령한테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의 절실한 마음을 전달한 것이 그리 큰 죄가 된단 말인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윤 대통령은 독재를 넘어 황제가 되려고 한단 말인가"라면서 "대통령은 정중히 사과하고 경호실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이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입니다. 진보당은 대통령 경호실에서 강성희 의원에 자행한 폭력을 강하게 규탄하며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 브리핑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도 "무도한 대통령경호처의 행태가 분노스럽다"며 "무서워서 누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에게 침묵해야 하는 것인가?", "행사에 초대받은 지역 국회의원은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만들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인가?"라며 쏘아붙였습니다.
야당 대표는 국민의힘 출신의 태극기부대원에게 정치테러를 당하고, 행사에 초대받은 지역 국회의원은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만들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입니까?
대통령 앞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직언하지 못한다면 독재정권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게 나라냐, 이게 민주주의냐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정의당도 "민심을 전한 국회의원을 내동댕이친 대통령이 어찌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실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실 "위해 행위로 판단할 상황"

그런데, 대통령실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강성희 의원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경호상의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고, 그래서 강 의원을 퇴장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 드리면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진보당의 강성희 의원이 악수를 했을 때 일단 소리를 지르면서 대통령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대통령의 잡은 손을 자기 쪽으로 당기기까지 했다. 경호처에서 계속해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고,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면서 행사를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행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강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행사가 무엇보다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행사였다", "전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제도권 내의 국회의원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은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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