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5위 '해운동맹' 결성…우군 잃은 HMM,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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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HMM이 속한 해운동맹에서 빠지기로 했다.
대신 하파그로이드는 글로벌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손잡았다.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는 17일(현지시간) '제미나이 협력'이라는 새로운 동맹을 2025년 2월부터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HMM은 하파그로이드의 탈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새 해운동맹 출범에 따른 여파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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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
하파그로이드 빠지면 타격 커
공유 항로 줄고 물량 따기 불리
2M 결별 이후 업계 판도 급변
한국 '낙동강 오리알' 될 우려
글로벌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HMM이 속한 해운동맹에서 빠지기로 했다. 대신 하파그로이드는 글로벌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손잡았다. 국내 유일 선사인 HMM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와중에 세계 해운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해양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해운산업 ‘지각 변동’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는 17일(현지시간) ‘제미나이 협력’이라는 새로운 동맹을 2025년 2월부터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양사가 각각 6 대 4의 비율로 총 290척을 협력 사업에 운용한다. 현재 머스크는 740척, 하파그로이드는 264척을 보유하고 있다.
해운동맹은 특정 항로를 움직이는 선사들끼리 모여 항로를 공유하고, 운임 등 영업조건을 합의하는 협력 체제다. 가장 큰 경쟁력은 화주 확보가 쉽다는 점이다. 예컨대 머스크는 자사 선박이 다니지 않는 항로로 화주가 운송 요청을 할 경우 하파그로이드에 협력을 구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송 시장은 각국 항만에 터미널과 대리점을 확보하는 등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화주와의 신뢰 관계도 중요해 배만 있다고 물량을 따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선사들은 해운동맹을 맺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프랑스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최강의 해운동맹은 ‘2M’이다. 1, 2위인 MSC와 머스크가 손을 잡은 협력체다. 시장 점유율이 34.2%에 달한다. 그다음은 오션얼라이언스(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가 점유율 29.1%로 2위 지위를 갖고 있다.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일본 원, 대만 양밍)는 3위(18.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해운업 어쩌나”
2025년 2월부터 새로운 동맹이 결성되면 오션얼라이언스(29.1%), 제미나이 협력(21.7%), MSC(19.5%)의 3각 편대가 형성된다. 제미나이의 출범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머스크와 외연 확장을 노리는 하파그로이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M이 내년 1월까지로 시효 만료인 터라 머스크로선 변화가 필요했다. HMM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하파그로이드는 머스크와 손잡음으로써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다.
합종연횡의 판도가 바뀌면서 한국 해운업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는 11.4%로 점유율이 확 줄게 된다. 독일 회사가 빠지게 되면서 아시아 기업만 모이게 돼 항로의 다양성도 줄어든다. 오션얼라이언스, 제미나이 협력 등보다 체급이 달리는 터라 불리한 조건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예상치 못한 해운동맹 변화로 정기선 운송 제휴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2016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해운동맹들이 “한국 해운사를 믿을 수 없다”며 HMM을 받아주지 않아 부산항의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다.
HMM을 비롯해 소속 해운사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기존 동맹에 남아 있던 해운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HMM은 하파그로이드의 탈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새 해운동맹 출범에 따른 여파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HMM 채권단이 하림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본계약 체결까지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다”며 “해운동맹 간 판도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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